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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영화거장 대작 행진에 설렌다
황태자의 사색
2022. 1. 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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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영화거장 대작 행진에 설렌다
필름 의미 다시 일깨우는
장이머우 신작 `원 세컨드`
스코세이지 감독 신작은
국가폭력 은폐를 다뤄
박찬욱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 영화제 초청돼
제임스 캐머런 `아바타2`에
스필버그 자전적 영화까지
- 김유태 기자
- 입력 : 2022.01.24 17:04:54 수정 : 2022.01.24 17: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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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새 영화 '원 세컨드'는 장이머우 영화 인생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왜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서다.
올해에는 장이머우뿐 아니라 마틴 스코세이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런 등 세계 영화 거장의 신작이 줄줄이 개봉한다. 어둠의 객석을 흥분시킬 대작을 살펴봤다.
텅 빈 사막을 걷는 남성 시선에서 '원 세컨드'는 시작된다. 문화대혁명 시기, 주인공 장은 헤어진 딸의 모습이 1초간 담긴 영화가 상영된다는 소식에 노동교화소를 탈출한다. 그러나 영사기사의 아들 녀석이 필름을 망가뜨리고, 영화를 못 보게 돼 절망하는 동네 사람들은 장과 함께 '필름 살리기' 대작전에 돌입한다.
암적색 필름을 빨랫줄에 걸고, 물로 먼지를 헹구고, 말려 되감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딸의 모습이 담긴 '한 컷'을 갈망하는 장의 부성애, 날이 밝으면 육체노동에 내몰릴 운명 속에서 위안을 줄 영화를 갈구하는 주민들 마음은 등가를 이룬다.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명작 '시네마 천국'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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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개발 광풍이 불면서 인디언은 땅에서 밀려난다. 그들은 불운했지만 오세이지족은 예외였다. 이주된 땅에서 유전이 터진 것. 임대료를 받던 오세이지족은 24명이 사살되는데, FBI는 이를 은폐한다. '플라워 문'이란 큰 식물들이 작은 식물들의 빛과 물을 훔쳐가는 계절인 5월을 은유하는 오세이지족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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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감독은 2028년까지 아바타 2~5편을 줄줄이 개봉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어비스' '타이타닉'의 아버지인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 시리즈로 블록버스터의 새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호평받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더 파벨만스'를 또 선보인다. 상업용 영화 한 편, 작가주의 영화 한 편을 늘 한 해에 동시 개봉해온 스필버그 감독의 이번 영화는 1990년대 말부터 구상해온 이야기로, 스필버그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영화 '죠스'로 상업영화 문을 열었고 '쥬라기 공원'과 'A.I.'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영화를 타임머신으로 만들었으며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뮌헨'으로 역사성까지 움켜쥔 그의 첫 자전적 영화 색깔이 궁금해진다.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영화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된 상태다. 주연에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낙점돼 큰 화제를 모았다. 박찬욱 감독의 2016년 '아가씨' 이후 5년 만의 장편영화다.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지만, 평소 품위를 지키고 정도를 걷는 말끔한 성격의 형사 해준(박해일)이 산에서 벌어진 실족 변사 사건을 수사하면서 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는다는 줄거리다. 박찬욱 특유의 미장센과 장르를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플롯이 기대를 모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배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이 총출동하는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경은 부산. 최근 '브로커'의 스틸 컷 한 장이 온라인에 잘못 유출됐는데 한 항구에서 아이를 안은 송강호 모습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우는 진실을 말할 수 없다'는 명제 아래 하얀 거짓말을 다룬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과 한 이형적인 모습의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조명한 '어느 가족'의 연출을 맡은 거장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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