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번엔 탈모”… 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완전 정복에 도전나서
스타트업 “이번엔 탈모”… 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완전 정복에 도전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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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남성의 절반가량이 탈모를 경험한다.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노화, 암 같은 질병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도 탈모의 원인이 된다. 미국 머크의 프로페시아, 존슨앤드존슨의 로게인 등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탈모치료제가 있지만 대부분 탈모를 늦추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탈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출신의 생물학자 어네스토 루얀이 2018년 설립한 미국 스타트업 디노보는 모낭 세포 배양 기술로 탈모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형 스타트업 육성기관(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가 설립 자금을 지원했다. 디노보는 혈액이나 지방세포 같은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돌린 뒤 모낭세포로 다시 만들어 사람의 머리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전문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들은 만들어진 모낭세포를 쥐의 피부에 이식해 제대로 모발이 자란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디노보는 “사람에서의 안전성이 입증되면 자신의 세포로 만든 모낭세포를 머리에 곧바로 이식하면서 거부반응 없이 탈모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세포 수집부터 모발이 안정적으로 자라기까지 1~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스타트업인 스템슨 세러퓨틱스도 세포를 역분화해 모낭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애브비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2250만달러(약 270억원)를 스템슨 세러퓨틱스에 투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포 역분화 탈모 치료 기술이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낭 자체가 워낙 복잡한 기관이어서 사람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또 머리카락이 원하는 대로 자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칼 쾰러 교수는 테크놀로지 리뷰에 “아직까지 이 기술은 쥐에서만 효과가 입증돼 있고, 개발 단계로는 전임상 정도에 머물러 있다”면서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기술을 개발하면 초기 비용도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