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김환기·이중섭 명작, 디지털아트로 재탄생"

황태자의 사색 2022. 2. 11. 11:06
728x90

"김환기·이중섭 명작, 디지털아트로 재탄생"

NFT플랫폼 `에트나` 만든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작가들과 상생하면서
가상세계 젊은층을
미술 수집가로 만들 것"

  • 이한나 기자
  • 입력 : 2022.02.10 18:31:34   수정 : 2022.02.10 18:31:46
 
 

이건용 작가의 신체드로잉을 변환시킨 디지털아트 작품 앞에서 NFT 플랫폼 진출을 발표하고 있는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사진 제공 = 에이트]
"앞으로 모든 벽이 스크린(디스플레이)으로 바뀌는 시대가 온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52)는 1995년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고 백남준 선생이 했던 한마디가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미국 유학 때 뉴욕에서 10년가량 교유했던 백 선생은 "벽에 그림을 거는 시대는 간다(사라진다)"고 단언했다.

도 대표는 2020년 갤러리현대 50주년을 맞아 향후 50년을 고민할 즈음 이 화두를 풀어가다 NFT(대체불가토큰)에 도달했다고 한다.

9일 그가 서울 삼성동 갤러리현대 쇼잉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NFT 플랫폼 진출을 선언한 맥락이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셈이다.

도 대표는 "미술(Fine Art)이 NFT를 어떻게 쓸지, 메타버스 같은 가상세계에서 미술품을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하다가 스타트업 AIT(에이트)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아트야말로 NFT가 고유한 예술적 가치에 근거한 평가를 받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디지털아트가 가상세계 안에서 소비·순환되는 새로운 미술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이를 위해 5월 미술품 특화 NFT 플랫폼 '에트나(ETNAH)'의 베타(시험) 버전을 내놓고 8월부터 정식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도 대표는 "NFT 판매도 하겠지만 미술 대중화와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가상세계에서 젊은층의 미술 관람과 교육이 가능해 수집가로 성장할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샌드박스, 제페토 등 메타버스 사용자가 2억명이 넘고 하루 1000만명 이상 접속하는 반면, 테이트모던 등 기존 미술관 전시는 공간 제약 때문에 1년에 1000만명도 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업할 1차 작가 그룹으로 한국 추상미술 대표 격인 김환기, 국민 화가 이중섭, 실험 미술 거장 이건용 등 국내 간판급 작가는 물론 영국 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도 소개했다. 도 대표는 "이건용 선생님을 스캐닝해 만든 3차원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등장해 사용자가 색깔을 결정하면 아바타가 직접 행위예술을 하면서 완성되는 디지털아트 '76-3'을 만들었다"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작품의 정수를 뽑아내기 위해 작가와 소통하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사용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깜짝 등장한 이건용은 본인 작품 세계 근간이 되는 신체-장소-소통이라는 핵심 주제가 디지털아트로 구현된 결과물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도 대표는 "최근 급변하는 미술 시장에서 젊은 작가들이 고민하고 있고 적절한 커뮤니티가 플랫폼 이전에 형성될 필요가 있어 서둘러 사업을 발표했다"며 "정통 갤러리로서 창작자 권리를 지켜주고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공동 창업자인 구준회 알타바그룹 대표는 '클럽엠스타' 게임으로 유명한 누리엔소프트를 만들어 넷마블에 매각한 후 알타바그룹을 만들었다. 패션을 메타버스에 연결해주는 사업으로 미국 뉴욕 메트갈라에 참석하는 유명인들을 즉석 아바타로 만들어 온라인에 띄우는 등 패션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입증해 왔다. LVMH그룹 맏며느리인 슈퍼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도 출자해 이사회 멤버로 있다.

도 대표는 "더샌드박스 공동 창업자 세바스티안 보르제가 투자자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웨이저우, 책 'NFT 레볼루션' 저자 롤프 회퍼 등이 기업 자문에 참여하고, 유현준 건축가와 문경원 작가 등이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