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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릴 수 없는 사람들[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황태자의 사색
2022. 2. 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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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릴 수 없는 사람들[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노혜진 스크린 인터내셔널 아시아 국장
입력 2022-02-15 03:00업데이트 2022-02-15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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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는 알 카포네도 당연히 인상적이지만, 그를 잡으러 나선 연방 수사관 엘리엇 네스 역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와 그 휘하의 신참 경찰 조지 스톤 역을 맡은 앤디 가르시아, 워싱턴에서 파견된 회계 전문가 오스카 월리스 역을 맡은 찰스 마틴 스미스, 그리고 누구보다도 베테랑 순경 짐 멀론 역을 맡은 숀 코너리가 인상적이다.
‘술이 뭐 어때서? 우린 사람들이 원하는 걸 공급할 뿐’이라며 시카고 경찰과 법조계에 대대적으로 뇌물을 주고 있는 카포네 일당은 무법천지에서 활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네스의 금주법 위반 단속반은 뇌물을 받지 않아 ‘건드릴 수 없는 사람들’ 뜻의 ‘Untouchables’ 별명이 붙는다.
처음에 경찰 내부의 부패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네스에게 멀론이 합류하기 전에 내세운 것 중의 하나가 지금은 유명해진 데이비드 매밋 각본의 대사다. “그들이 칼을 뽑으면 자네는 총을 뽑고, 그들이 자네 사람을 병원에 보내면 자네는 그들 중 한 명을 시체안치소로 보낸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악당들을 상대할 때는 대충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멀론은 ‘어떤 각오로 임하냐’고 묻는다.
유명한 역사적인 사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카포네는 온갖 폭력적인 만행을 저지르고도 안 잡히다가, 연방 수사관들이 수년간 세금 신고를 안 했다는 혐의로 잡아 끌어낼 수 있었다. 결국 총과 칼은 둘째였고 지능으로 이긴 것이다.
노혜진 스크린 인터내셔널 아시아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