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움직이는 인텔...이번엔 파운드리서 자동차용 반도체 만든다 선언
빠르게 움직이는 인텔...이번엔 파운드리서 자동차용 반도체 만든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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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팻 겔싱어 CEO가 취임한 후 인텔이 ‘잃었던 왕국’을 되찾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텔은 17일(현지시각) ‘인베스터데이2022′를 열고 6개 사업부문의 차세대 제품과 공정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시작하겠다는 것이었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10년 후엔 지금의 2배 가량인 1150억달러로 예상된다”며 “인텔이 가진 포괄적인 솔루션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 전담 그룹을 만들고 파운드리에서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고성능 개방형 자동 컴퓨팅 플랫폼과 최첨단 공정을 개발하고 인텔이 가진 반도체 지적재산권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첫 사업 분야다. 인텔은 작년 4월 200억달러를 들여 미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관련 2개 팹(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파운드리 사업 재개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달엔 미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2개의 첨단 반도체 팹을 짓겠다고 했다. 최근엔 54억달러를 들여 이스라엘 파운드리 업체인 타워반도체를 인수했다.
인텔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 뒤엔 ‘잃어버린 왕국’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있다. 인텔은 AMD, 엔비디아 등 경쟁업체의 빠른 추격, 신제품 생산 난항 등으로 인해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그동안 인텔 칩을 받아쓰던 업체들도 자체 칩 생산에 나서고 있다. 작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반도체 기업 자리를 엔비디아에 넘겨줬고, 최대 매출 반도체 업체 자리도 삼성전자에 내줬다.
위기가 가중되면서 인텔이 택한 것은 파운드리다. 특히 인텔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공급 부족 사태가 났던 차량용 반도체를 파운드리 생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자동차의 전장화가 지속되면서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베스터데이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시종일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그는 “세상은 점점 더 많은 성능 좋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며 “무어의 법칙(반도체 저장용량이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은 죽지 않았다. 인텔이 이를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5~2026년에는 인텔 매출이 연간 10~12% 증가하고 두자릿수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팻 겔싱어 CEO는 최근 무산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RM을 인수하는 컨소시엄이 만약 꾸려진다면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