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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도 NFT 붙이면 팔린다? 이젠 아닙니다

황태자의 사색 2022. 2. 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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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도 NFT 붙이면 팔린다? 이젠 아닙니다

입력 2022.02.25 03:00
 
 
 
 
 

위메이드가 지난해 내놓은 신작 ‘미르4′ 글로벌은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반 아이템과 캐릭터를 도입하고 이를 활용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이다.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지난해 초 2만원대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11월 24만57000원까지 열 배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지난해 실적 발표 이후 위메이드의 주가는 40%가 하락하면서 9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매출 5607억원, 영업이익 352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었지만, 여기에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를 팔아 발생한 매출 2254억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코인을 판 금액을 빼면 게임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00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쓰레기에도 NFT를 붙이면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NFT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NFT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NFT 출시 계획으로 주목을 받아 주가가 급등했던 게임업체들은 올 초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IT 업계에서는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던 NFT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FT는 게임 흥행의 만능 키? NFT 올라탄 게임 업체들 주가 하락… 70% 빠지기도

지난 한해 동안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종목의 절반은 게임 업체였다. 이들은 NFT를 게임에 도입했거나, NFT 관련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투자자와 게임 이용자의 기대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P2E나 NFT 전략을 언급한 게임사들의 주가는 그 이후에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월, 8월에 각각 출시한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의 흥행 부진으로 연초 98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0월 중 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1월 초 NFT를 게임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약 30%가 급등해 77만3000원을 기록했다. 컴투스홀딩스는 11월에 NFT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밝힌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올라 24만15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8월만 해도 컴투스홀딩스의 주가는 3만1200원이었다. 데브시스터즈와 네오위즈 홀딩스도 자사 인기 게임에 NFT를 도입하거나 NFT를 도입한 신작 발표를 예고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대여섯 배씩 뛰었다.

 

◇NFT 옥석 가리기 들어가

하지만 이번 달에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 게임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기록이 나오자 NFT를 내세우던 게임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초 급락했던 엔씨소프트, 컴투스홀딩스, 데브시스터즈, 네오위즈홀딩스 네 개 게임사의 주가는 24일 현재 지난 1년간 최고가보다 적게는 40%, 많게는 70%씩 하락했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NFT 관련 계획을 내놨지만 주가 부양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시장에서 더 이상 NFT만 내세워서는 흥행이나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체는 일단 게임 흥행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게임 내 NFT도 해당 게임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 가치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로 게임사 중에서 NFT 진출 계획을 밝히지 않은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1일 ‘로스트아크’를 세계시장에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1위를 기록하며 출시 후 3일 동안 북미와 유럽의 서구권 시장 신규 가입자는 470만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