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시네마 클래식]뉴욕타임스의 올해 아카데미상 예측
[프리미엄][시네마 클래식]뉴욕타임스의 올해 아카데미상 예측
뉴스레터 ‘시네마 클래식’은 영화와 음악계의 이모저모를 들려드리는 ‘이야기 사랑방’입니다. 영화·미디어·음악 담당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취재 뒷이야기와 걸작 리스트 등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뉴욕 타임스의 아카데미 시상식 예측 관련 이야기입니다.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월 27일(현지 시각) 시상식을 앞두고 얼마 전 부문별 후보작들을 발표했지요. 코로나와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의 시대에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었습니다. 우선 올해는 한국 관련 후보작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배우 윤여정의 ‘미나리’가 연이어 오스카상을 받으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국 영화상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들었지요.
대신 올해는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감독 하마구치 류스케)가 4개 부문 후보에 올라가면서 아시아 영화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최우수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색상·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과 돈독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올해 아카데미 후보작 선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넷플릭스와 애플TV플러스, 아마존 같은 OTT의 약진입니다. 부문별 후보작을 모두 합치면 무려 40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만 27개 부문이지요. 특히 넷플릭스 영화인 뉴질랜드 여성 감독 제인 캠피언의 ‘파워 오브 도그’는 12개 부문으로 올해 아카데미 최다 후보에 올랐습니다.
OTT 작품들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앞으로 영화계의 판도 변화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어쩌면 우리 시대 최고의 영화사는 기존의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가 아니라 넷플릭스일지도 모르지요. 소비자인 관객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극장 개봉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 작품을 실시간으로 국내에서도 감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국내외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적 반응을 얻었던 것과도 비슷하겠지요.
시상식을 앞두고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부문별 수상 유력 작품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시상식이 한 달 정도 남아 있고, 국내 미개봉작들도 있기 때문에 아직 장담은 이른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우수상인 작품상의 경우에는 ‘파워 오브 도그’와 ‘벨파스트’(감독 케네스 브래너)의 이파전이 될 공산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았네요. 작품상은 ‘벨파스트’의 우위를 점친 반면,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 부문에서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각본상 부문에서는 역시 넷플릭스 영화인 ‘돈 룩 업’(감독 애덤 매케이)과 ‘리코리쉬 피자’(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 가운데 한 편에 돌아갈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일단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점쳤네요. 2020년 ‘기생충’이 수상했던 분야이기도 하지요.

지난해 배우 윤여정이 수상했던 여우조연상 부문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 역을 맡았던 배우 아리아나 드보즈를 꼽았네요. 60년 전의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역시 리타 모레노가 같은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적이 있지요. 이 경우에는 두 배우가 같은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거듭 받는 진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누가 수상하든 배우 윤여정이 시상자로서 상을 건네게 되겠지요.
한국 수상자나 수상작은 없다고 하지만, 올해 시상식 역시 여러 가지 화제를 남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상식 이전에 국내 개봉이나 시사 일정을 앞둔 후보작들이 더 있지요. 조금 더 보고 나면 개인적인 예측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