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계좌, 지난해 1000만개 늘어… 적금 계좌의 2배
국내 주식 계좌, 지난해 1000만개 늘어… 적금 계좌의 2배
작년 1000만개 늘어 2800만개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계좌가 은행 적금 계좌의 2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 열풍 속에 특히 30·40대 여성들의 계좌가 많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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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감독원이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있는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계좌는 2825만개로 2020년 말(1778만개)보다 1047만개(59%) 증가했다. 지난해 초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하는 등 2020년 시작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새롭게 주식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가 많았던 것이다.
연령이나 성별로는 30·40대 여성의 계좌가 많이 늘었다. 40대 여성의 계좌가 131만5000여 개 증가했고, 30대 여성 계좌도 130만7000여 개 늘었다. 50대 여성(106만9000여 개 증가)과 20대 여성(100만9000여 개)의 계좌 증가 수도 100만개를 넘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 계좌 수가 더 많이 늘었다. 과거 남성보다 주식투자에 소극적이던 여성들이 대거 신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신규 상장 주식의 절반은 모든 청약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정’ 제도가 시작된 것 역시 여성 투자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공모주를 더 받기 위해 모든 가족들의 명의로 계좌를 공모주 청약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식 투자가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 적금 계좌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017년 1412만개에서 2019년 1647만개까지 늘었던 은행 적금 계좌는 지난해 1442만개로 줄었다. 이미 2020년에 국내 주식 계좌가 1778만개로 적금 계좌(1660만개)를 추월했는데, 지난해에는 국내 주식 계좌(2825만개)가 적금 계좌의 거의 두 배 수준이 된 것이다. 적금 계좌와 함께 정기예금 계좌도 2020년 말 748만개에서 지난해 말 677만개로 71만개 감소했다.
해외 주식 계좌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계좌는 491만개로 2020년 말(239만개)의 2배 넘는 수준까지 늘었다. 4년 전인 2017년(44만개)의 11배 수준까지 증가한 것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 주식에서는 남성 투자자의 계좌가 많이 증가했다. 30대 남성 계좌 증가 폭이 39만개로 30대 여성(32만2000개 증가)보다 많았다. 20대 남성(35만개)과 40대 남성(32만7000개) 계좌도 30만개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