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고 4시간 뒤면 음식물 쓰레기 10분의 1로
버튼 누르고 4시간 뒤면 음식물 쓰레기 10분의 1로
[이 제품 써보니] 스마트카라 ‘스마트카라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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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가 뚝뚝 떨어지고, 비닐봉투를 잘못 들면 손에도 묻기 일쑤인 음식 쓰레기를 누가 버릴 것인가. 수많은 가정의 숙제이자 때론 부부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생활가전이 음식 쓰레기 처리기이다. 해외에서는 주방 싱크에 분쇄기 자체를 설치하는 경우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냉동실에 음식 쓰레기를 보관하는 집도 있다지만, 아무래도 음식과 쓰레기를 같이 넣어두기는 꺼려진다. 일부 연구에서는 냉동실에서도 세균이 증식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음식 쓰레기 처리기 가운데 중견기업 스마트카라의 ‘스마트카라 400’을 두 달간 사용해봤다.
스마트카라는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 덕분에 마치 정수기 같은 느낌을 준다. 전기 콘센트를 연결할 수 있으면 주방 상부장이나 아일랜드는 물론 주방 구석이나 다용도실에 놓아도 잘 어울렸다. 집 안 인테리어에 맞게 흰색, 회색, 핑크, 녹색, 베이지 등 다섯 가지 색상 중에 고를 수 있다. 파스텔톤 제품의 경우에는 따로 말해주지 않으면 음식 쓰레기 처리기라는 점을 눈치채기 힘들 정도이다. 전기밥솥처럼 원터치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점도 편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음식 쓰레기 처리기는 미생물 분해와 건조 분쇄 방식이 있는데, 미생물 분해 방식은 용량이 큰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스마트카라 제품은 건조 분쇄식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뚜껑을 열고 음식물을 넣은 뒤 전원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된다. 건조-분쇄-식힘 단계를 거치고 다시 뚜껑을 열면 갈색의 음식 찌꺼기 또는 가루만 남는다.
스마트카라의 가장 큰 장점은 음식 쓰레기의 문제인 부피와 냄새를 완벽하게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처리가 끝난 뒤에 뚜껑을 열면 약간의 고소한 냄새 정도만 날 뿐 음식 쓰레기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분쇄 과정에서 소음도 거의 없었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투입 대비 발생하는 최종 결과물은 10분의 1에 불과했다. 종량제 봉투에 모아두니 한 달에 한두 번만 버리면 충분한 수준이었다. 1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지인은 “밤늦게 야식을 먹는 경우가 잦은데, 음식 쓰레기에서 해방되니 생활의 질이 달라졌다”고 했다. 물론 모든 음식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뼈나 조개 껍데기 같은 딱딱한 쓰레기는 투입하면 안 된다. 회사 측은 계란 껍데기도 투입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처리 시간도 최소 4시간 정도로 긴 편이다.
스마트카라 400의 가격은 85만9000원으로 싸지 않고 3~4개월에 한 번씩 필터도 갈아야 한다.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번거롭더라도 음식 쓰레기를 자주 버리는 것과 100만원 가까운 돈을 투자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아직은 필수 가전이 아닌 만큼 일단 구매하기로 했다면 크기와 디자인, 용량, 처리 방식의 장단점도 꼼꼼히 따져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