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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쌀 때 줍줍… 카카오·두산重 개미들 웃는다

황태자의 사색 2022. 3. 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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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쌀 때 줍줍… 카카오·두산重 개미들 웃는다

개인 투자자들 수익 종목들 보니… 새 정부 기대감에 올라

입력 2022.03.22 03:00
 
 
 
 
 

올 들어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 사들이는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개미들의 이 전략은 성공했을까?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은 올해 개인들의 평균 순매수 가격과 18일 종가를 비교해 추정한 것이다. 개인들 수익률이 플러스인 종목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수익률 3.4%)와 카카오(14.2%), 원전 관련 기업인 두산중공업(12%), 삼성전자 우선주(3.7%) 등이었다. 인터넷 플랫폼과 원전은 문재인 정부에서 규제를 많이 받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 -0.5%

올 들어 개인들은 국내 주식을 13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9조831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도 3조5742억원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9.1%, 10.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하락할 때 대형 우량주에 과감하게 투자한 개인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0.5%였다.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률과 비교하면 나름 선방한 것이다.

개인 투자자 수익률이 올라간 것은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선 효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올 들어 네이버 주가는 9%, 카카오 주가는 3.6% 하락했다. 작년부터 이 주식들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은 손실을 본 것이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인터넷 플랫폼 산업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대선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올랐다. 대선 직전인 지난 8일 30만4500원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13.1% 상승해 지난 18일에는 34만4500원이 됐다. 카카오 주가도 같은 기간 17.8% 올랐다. 기존 주주가 아니라 올해 이 주식들을 새로 산 개미들의 수익률이 높아진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당선인은 디지털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공약에서 AI(인공지능) 산업 육성, 디지털 플랫폼 정부 육성, 소프트웨어·메타버스·디지털 인프라 산업 육성 등을 언급했다”며 “이는 인터넷 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를 낸 두산중공업은 대표적인 원전 관련 주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윤 당선인 공약의 직접적 수혜주가 됐다.

◇종목별 수익률 양극화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모든 종목에 대한 투자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순매수 8위 종목인 크래프톤은 올해 새로 뛰어든 개인들의 투자 수익률이 -18.7%였다. 지난 18일 크래프톤의 주가는 28만6000원으로 지난해 말(46만원) 대비 37.8% 하락한 수준이었다. 공모가(49만8000원)보다 42.6% 낮은 수준이다. 주가 자체가 하락세를 보이다 보니 신규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부진했던 것이다. 순매수 5위인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이 종목을 올해 사들인 개인들의 수익률은 -8.8%인데, 삼성SDI 주가가 올 들어 23.1% 하락한 영향이 크다.

게임과 배터리는 한국 경제를 책임질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는 산업들이지만, 올 들어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배터리 같은 성장주는 금리가 오를 경우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성장주의 투자 매력이 감소하는 것이다.

향후 증시 전망도 무조건 ‘장밋빛’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시그널이 부재한 상황이고,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협정 결과도 지연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증시에 갑작스러운 ‘꽃샘추위’가 다가올 가능성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