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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 복원

황태자의 사색 2022. 3. 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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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 복원

중앙일보

입력 2022.03.23 00:03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중근 의사의 부인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이 담긴 가족 사진. [사진 삼성문화재단]

1910년 안중근(1879~1910) 의사는 목숨을 건 하얼빈 의거를 앞두고 가족을 중국 하얼빈으로 오게 했다. 가족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요량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가족은 의거 다음날(10월 27일) 도착해 만나지 못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안 의사 가족을 일본 총영사관으로 연행해 조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한 안 의사 가족 사진첩과 옥중 유묵 2점이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지원으로 보존 처리된다. 삼성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안 의사 순국 112주기를 맞아 이들 유물의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리움미술관은 미술품 원상복구와 보존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작업은 내년 3월 마친다.

낡은 사진에는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분도, 준생)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일본 경찰이 찍은 사진을 통역 소노키스에요시가 비단 사진첩에 담아 보관했고, 한 일본 소장자가 2020년 한국에 반환했다. 삼성문화재단은 “다행히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진첩의 손상 부분을 수리해 최대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의사 옥중 유묵은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이라는 글이다. 전자는 안 의사가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쓴 것으로 ‘천당의 복은 영원한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가족 사진첩과 함께 2020년에 한국에 반환됐다. 후자는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의미다. 1910년 3월 안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자신의 공판을 스케치한 ‘도요신문’ 통신원 고마쓰모토고에게 써준 유묵으로, 고마쓰의 종손이 2016년 한국에 반환했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유묵 2점은 작품 종이와 장황천(족자의 주위를 꾸미는 천)의 불균형으로 꺾여지고 우글쭈글해진 상태”라며 “현재 노후한장황을 천연소재 장황천으로 교체한다”고 말했다. 유묵을 보관할 굵게말이축과 오동나무상자도 새로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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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