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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알아서 화질 개선, 건강관리도… TV의 진화는 어디까지

황태자의 사색 2022. 3. 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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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알아서 화질 개선, 건강관리도… TV의 진화는 어디까지

‘보는 TV’서 ‘즐기는 TV’로… 삼성 신제품 공개

입력 2022.03.30 23:00
 
 
 
 
 

“삼성 제품을 사면 사용자가 새로운 제품, 기술을 익히지 않아도 기기가 알아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캄 테크(Calm technology)’를 제공하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부회장)이 30일 올해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글로벌 행사를 갖고, 연간 5억대의 기기를 판매하는 삼성의 올해 완제품 부문 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작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TV·가전·스마트폰 등 사업부 간 장벽을 허물고 통합 DX(Device Experience·세트)부문을 출범시켰다. 이날 행사에서도 줄곧 ‘사용자 경험’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이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글로벌 TV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사용자 경험'을 혁신의 중심으로 둔 올해 사업 전략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알아서 움직이는 똑똑한 가전”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1시(한국 시각) 온라인으로 개최한 ‘언박스 앤 디스커버(Unbox & Discover)’ 행사에서 초고화질의 ‘네오 QLED 8K’를 비롯한 올해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무대에 오른 한 부회장은 “올해 신제품은 단순히 최고 기술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뒀다”면서 ‘캄 테크’란 개념을 제시했다. 소비자가 인지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이 알아서 여러 가지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집 안 공기질이 탁해지면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작동을 시작하고, 삼성 앱이 전기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다가 ‘누진 구간’에 진입하기 전에 알아서 각종 가전을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식이다. 올해 신제품인 네오QLED 8K TV도 20개의 독립적인 AI(인공지능) 신경망이 영상의 각 장면을 스스로 분석해, 콘텐츠 화질과 상관없이 최고의 시청 경험을 만들어낸다.

삼성은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 제품이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돼 조화롭게 움직이는 ‘팀 삼성(Team Samsung)’이란 개념도 제시했다. 통합 DX 부문을 출범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부회장은 작년까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며, 삼성 TV의 16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이끈 TV 전문가다. 그는 TV에 대해서도 “이젠 보는(Watch) 제품에서 즐기는(Do) 제품으로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과거처럼 단순히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TV를 중심으로 온 가족이 게임을 즐기고 운동하는 식으로 역할을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제품 TV에도 최신 온라인 게임을 별도 다운로드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이밍 허브’를 비롯해 스마트워치와 연동해 이용자의 운동 현황과 컨디션을 모니터링하는 건강 관리 기능을 탑재했다.

 
그래픽=송윤혜

◇“사전 판매 80%가 75인치 이상”…초대형이 대세

삼성전자는 국내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 전략 제품인 ‘네오QLED 8K TV’를 비롯한 TV 전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올해 트렌드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제품군을 대폭 강화한 것. 85인치 4K TV를 669만원, 75인치를 489만원에 내놓는 등 초대형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 관계자는 “네오 QLED 사전 판매의 약 80%가 75인치 이상이었을 만큼 초대형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도 지난해 6월 83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은 데 이어 연내 97인치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중국 TCL이 지난해 98인치 TV 2종을 출시하고, 샤오미도 이달 중순 100인치 LCD TV를 1만9999위안(약 380만원)에 내놓는 등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를 앞세워 초대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70인치대 TV의 세계 TV 시장 예상 점유율(매출 기준)은 14.9%로 과거 주력이었던 40인치대(15.2%)와 맞먹을 전망이다. 수년 전만 해도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가격이 1000만원을 넘겼지만 최근엔 가격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집 크기에 맞춰 TV 사이즈를 고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샌 코로나 ‘집콕’과 맞물려 무조건 큰 게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