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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테린이’ 허리디스크 위험, 한방치료 만족도 90%

황태자의 사색 2022. 4.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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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테린이’ 허리디스크 위험, 한방치료 만족도 90%

중앙선데이

입력 2022.04.09 00:21

지면보기지면 정보

생활 속 한방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25만명 증가해 5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니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카드 이용 건수에 따르면 테니스 관련 이용은 157% 늘어났으며 테니스장 이용 건수는 183%나 증가했다. 과거에는 골프와 테니스 모두 귀족 스포츠 이미지가 강해 진입 장벽이 높은 종목으로 평가되곤 했다. 하지만 스크린 골프와 실내 테니스장 등 실내 체육시설의 증가로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종목으로 인식이 바뀌는 분위기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 속 타인과 신체 접촉이 적으면서도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허리 회전 때 척추 안정성 떨어져

두 스포츠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편측 스윙운동’이라는 것이다. 골프는 허리의 회전력을 이용해 클럽을 휘두르는 것을 기본 동작으로 몸을 한 방향으로 반복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주로 움직이는 팔의 방향이 정해져 있어 단일화된 동작을 반복한다. 하지만 우리 몸 옆면에는 근육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허리 회전 시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척추에 부담이 누적될 경우 척추가 한쪽으로 틀어지는 척추 불균형이 발생한다. 심하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같은 근골격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2만3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는 허리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골린이’가 허리 통증을 겪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잘못된 자세다. 올바른 스윙 동작은 발끝부터 하체와 허리를 거쳐 어깨와 팔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여 완성돼야 한다. 하지만 동작이 서툴고 하체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골린이의 경우 상체만 돌려 스윙하는 경우가 많아 허리 근육을 다치기 쉽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른바 ‘배치기’라고 불리는 ‘얼리 익스텐션’이다. 공을 내려치는 과정에서 척추의 각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일찍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스윙할 때 균형이 흔들리면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상체가 먼저 펴지게 되는데 이때 허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진다. 이런 자세를 교정하지 않고 방치하면 근육에 부담이 누적돼 요통의 원인이 된다.

미숙한 힘 조절도 허리 부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테니스는 강력한 스매싱과 함께 섬세한 볼 컨트롤이 요구돼 힘 조절이 중요한 스포츠다. 그러나 초보자의 경우 완급조절 기술이 부족해 과도한 힘을 주게 된다. 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허리뿐 아니라 손목·팔꿈치 등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물론 적정량의 편측 운동은 척추에 긍정적인 자극을 가해 허리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도움되지만 무리하게 반복하면 부담이 쌓이기 쉽다. 강도 높은 스매싱을 위해 순간적으로 허리를 돌리다 보면 근육에 순간적으로 큰 힘이 가해져 척추 기능 저하 및 허리디스크까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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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이다. 주 증상으로는 요통과 다리 저림이 있다. 특히 허리를 숙이면 묵직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부분이 당기거나 저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단계가 진전되면 통증이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져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허리디스크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틀어진 관절과 인대·근육을 밀고 당기며 위치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으로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한다. 이때 허리뿐만 아니라 척추의 틀어짐으로 인해 달라진 다리 길이와 어깨의 높낮이 등을 교정해 신체의 전반적인 균형을 맞춘다. 이어 신수혈·협척혈 등 허리디스크 치료에 사용되는 혈자리에 침을 놓아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치료 반응을 촉진한다. 통증이 심하면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한약재 유효 성분을 경혈에 놓는 약침으로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척추 주변 조직에 영양을 공급해 디스크 질환의 재발을 줄여준다.

이러한 한방 치료는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아 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허리디스크로 입원한 환자 524명을 대상으로 약 3주간 한방통합치료 효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들의 허리통증 지수는 입원 전 중간 통증 정도인 6에서 가벼운 통증인 2.82로 개선됐다. 하지방사통 지수도 중간 정도의 통증(5.15)에서 가벼운 통증(2.54)으로 낮아졌다. 환자들의 치료만족도는 약 90%에 달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대체보완의학저널’에 게재됐다.

운동 전에 ‘기역자 스트레칭’ 해야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치료와 함께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준비 운동이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기역자 스트레칭’이 있다. 먼저 등받이가 있는 의자 1m 뒤에 서서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린다. 상체를 숙여 등받이 윗부분을 잡고 엉덩이는 뒤로 쭉 내민다. 이때 허리는 살짝 아치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어깨를 지그시 누르고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하루에 3세트씩 총 3회 반복하면 척추의 올바른 정렬을 돕고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경기 중간마다 틈틈이 평소의 반대 방향으로 스윙을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대편으로 체중을 옮기는 연습을 하다 보면 척추의 균형은 물론 스윙도 균형이 잡히기 때문에 건강뿐만 아니라 실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도움된다. 운동을 마치고 귀가했을 땐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해 경직된 척추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설렘에 취해 무리하게 운동하다 보면 허리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올해 골프와 테니스를 시작한 골린이·테린이라면 건강하고 슬기롭게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자.

이제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