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효과? 가계 소비 900조 돌파,가전·가구 지출 비중 19년만에 최고
코로나 집콕 효과? 가계 소비 900조 돌파,가전·가구 지출 비중 19년만에 최고
가전·가구 관련 주가 오를까?

지난 해 국내 소비지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집콕(집에 콕 박혀 있는)족’들이 늘어나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소비 행태가 나타났다. 단적인 예가 가전·가구 소비 비율이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고,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보복 소비가 늘어나 의류와 신발 소비 비율도 늘어났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국내 소비 금액은 911조215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855조6257억원)보다 6.5% 늘었는데, 2011년(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에는 소비 지출액이 3.3% 감소했다.
항목별로 보면,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사는 데 쓴 비용이 반영되는 ‘가계시설 및 운영’ 비율이 3.5%로 2002년(3.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판매액이 늘어난 것”이라며 “양도세 등 세금 규제로 집주인이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 등 집 수리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구·가전 소비 비율이 늘어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가구·가전제품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 물류비, 인건비 등으로 인해 지난 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 주가도 크게 오르지 못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물류비 등 비용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가전제품의 경우 장기적인 교체 시기가 도래했고, 해외여행 등이 줄면서 고가 제품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가전·가구 관련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가구의 경우 올해 주택 거래가 살아나게 되면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해 가구 소비 역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와 신발 소비지출 비율은 코로나 첫해인 2020년에는 5.2%에 그쳐 전년(6.1%)보다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5.5%로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새 옷이나 신발을 구입하는 수요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출 금액을 보면 2019년 53조5290억원에서 2020년 44조1477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49조8584억원으로 반등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 위기 극복 대책들과 맞물리면서 리오프닝(경기 재개)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야외 활동이 늘고 대외 활동이 재개되면서 그동안 소비가 위축됐던 미용, 의류, 유통, 여행, 외식, 공연 등에서 대면 보복소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