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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뇌한의원의 야심찬 도전…한방으로 치매치료 나선다

황태자의 사색 2022. 4. 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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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뇌한의원의 야심찬 도전…한방으로 치매치료 나선다

7년전 발견한 청뇌탕에 주목
동국대병원과 공동실험 진행
치매예방·치료 국내특허 획득
유명 국제학술지에 논문 실려

박진호 원장 "섬망·착란 증상
치료후 개선사례 나오기 시작"
중국·일본 등 해외진출 추진

  • 유주연 기자
  • 입력 : 2022.04.12 17: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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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앓는 병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만 65세 이상 인구(814만4674명) 중 84만명이 치매 환자다. 2024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병은 정복되지 못한 난치병이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발병 기전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방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한방병원이 지난해 10월 문을 열어 관심을 끈다. 청뇌한의원은 치매 치료·예방을 목표로 하는 한의원으로 치매를 비롯해 건망증, 두통 등 뇌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최근 서울 서초구 청뇌한의원에서 만난 박진호 대표원장은 "약효 검증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국대와 실험을 진행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등 치매 치료 효과를 객관화·체계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에 대해 고민하던 박 원장은 약 7년 전 한 한의원에서 대를 이어 내려오던 치매 처방 '청뇌탕'을 발견하고 수년간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실험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동국대 부속 한방병원 신경정신과와 공동실험을 진행해 '치매 예방과 치료 또는 개선에 대한 한방 치료제'의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치매에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보니 환자와 가족들 고통이 너무 큽니다. 약은 치매 진행을 늦추는 역할인데, 그나마도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 원장은 "청뇌탕은 단일 제형이 아닌 다양한 성분이 들어간 복합 처방을 통해 뇌의 전반적 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개원 후 5개월여 지난 시점인데 치매 증상이 개선된 환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박 원장은 "1차 치료 기간을 6개월로 잡고 있는데, 기대보다 앞선 치료 시작 1~2개월부터 증상이 개선된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섬망, 착란은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증상인데 치료 4개월 차부터 섬망 증상이 사라진 환자가 생겼고, 하루 종일 차를 타야 안정이 되던 환자는 치료 3개월 차에 증상이 호전됐다"며 "치매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개선시킨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소개했다.


청뇌탕을 알게 된 국내 제약회사에서 신약 개발 제안도 받았다. 하지만 스무 가지가 넘는 약재가 성분으로 들어가는 한약 특성상 단일 제형으로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 현재 법령상 현실적 제약이 컸다. 함께 자리한 이진혁 청뇌H&D 바이오연구소장은 "치매 치료는 양방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한방 치료가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치료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뇌한의원의 치매 치료 비용은 한 달 기준 40만~60만원 선이다. 처방약 외에 다른 부가 비용은 없다. 박 원장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약의 특성상 마진율을 낮추더라도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처음에 계획보다 치료 비용을 30% 낮췄다"고 설명했다.

[유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