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6) 기적이 필요한 시간
Adam Lambert ‘Time for Miracles’(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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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의 거장 롤런드 에머리히의 영화 ‘2012′는 고대 마야의 지구 종말론을 끌여들여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로 인간 문명의 거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내용을 담아 월드 박스 오피스 8억 달러에 근접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2021년 말 넷플릭스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메릴 스트리프, 티모테 샬라메에 이르는 신구 빅스타들을 총동원하여 소행성의 지구 충돌로 지구 전체가 파괴되는 영화 ‘돈룩업’을 선보였다.
그래도 지구의 일부분은 남게 되는 ‘2012′와는 달리 ‘돈룩업’은 지구 자체가 괴멸된다는 것. 그러나 권력과 자본의 부도덕한 소수 엘리트는 이 와중에도 살아남는다는 점이 이 두 영화를 가로지르는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남태평양의 해저 화산 폭발로 일본은 지난 주말 23만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비상이 걸렸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 경보가 내려진 역사를 떠올린다면 5년 주기로 재난의 그림자가 일본 열도에 드리우고 있다. 다행히 이번 쓰나미는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재난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06년에 개봉한 히구치 신지 감독의 일본 영화 ‘일본 침몰’은 이 연이은 재난이 가져올 두려운 상황을 다룬다.
미국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 애덤 램버트는 데뷔 앨범을 내기도 전에 영화 ‘2012′의 주제가를 불러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다.
기적이 필요한 시간. 그렇다. 인간의 대응 능력을 뛰어넘는 예측 불가능한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기도뿐일 것이며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기적뿐일지도 모르겠다.
부분적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2012′도 부분적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돈룩업’도 결국 가족 간의 사랑과 연대를 우회적으로 강조한다. “기적이 필요한 바로 지금 이 순간/결코 나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을 거야.”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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