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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전망 좋은 ‘해·조·기’ 밑에서 낚아볼까

황태자의 사색 2022. 1.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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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전망 좋은 ‘해·조·기’ 밑에서 낚아볼까

연초 증시 약세… 낙폭 큰 종목들 ‘바텀 피싱’ 노려볼만

입력 2022.01.18 03:00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연초 증시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연일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9일 배당 자격을 잃어 주가가 떨어지는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14일까지 코스피에서 7조2510억원어치를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기관은 작년 말에 배당 차익을 노리고 현물을 매수하면서 선물(先物)을 매도하는 식으로 위험을 분산했는데, 배당 자격을 얻은 뒤에는 거꾸로 현물을 팔고 선물을 되사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기관들이 추가로 내놓을 물량을 1조원 이내로 보고 있고, 매도세도 조만간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기관이 다시 주식 순매수에 나선다면 어떤 종목에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과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업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종목을 주가가 낮아졌을 때 사는 이른바 ‘바텀 피싱(bottom fishing)’에 나서라는 것이다.

◇낙폭 과대株 ‘바텀 피싱’

배당 목적 이외에도 기관들은 역대급 공모주인 LG에너지솔루션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형 종목들을 팔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까지 더해져 당분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매도세가 마무리되면 낙폭이 컸던 중·대형주 위주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연초부터 3월까지는 기관이 많이 판 종목, 목표주가와 괴리가 큰 저평가 종목 등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가만 싸져서는 안 되고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이어야 장기간 안정적으로 성장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히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부터는 이익 성장 동력(모멘텀)을 가진 종목이 높은 성과를 기록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주가가 싸졌으면서도 향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으로는 조선·생명보험·음식료·화학 등이 꼽혔다. 이들 업종들은 최근 1년 주가가 하락했지만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조선 업종은 1년간 주가가 9.5% 하락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2.1% 상향 조정됐다. 기계(41.4%)·해운(18.2%)·생명보험(17.7%) 등의 이익 추정치도 큰 폭으로 올랐다.

 

개별 종목으로는 SK케미칼의 증권사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차이(괴리율)가 127.7%로 가장 컸다. 그만큼 해당 주식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LG화학(68.6%)·현대중공업지주(55.9%)·팬오션(46.8%)·삼성생명(47.4%) 등도 목표주가와 현 주가 간 차이가 컸다.

◇개별 종목 불확실성 감안해야

하지만 주가가 싸졌더라도 개별 종목별로 고유 리스크(위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기관이 많이 팔았고, 목표주가와 현 주가 간 차이(40.5%)도 커서 향후 상승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고의로 매출을 부풀린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사 시가총액은 최근 이틀 새 7조원 이상 날아갔다. 카카오도 목표주가와 현 주가 간 차이가 39.7%로 벌어져 있긴 하지만 계열사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900억원대 보유 주식 매도 논란으로 투자자들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바텀 피싱으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성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빚투가 네이버·카카오·크래프톤 등 낙폭 과대 종목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많이 늘어난 종목은 크래프톤(831억원)·카카오(281억원)·네이버(261억원) 순이었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질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려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대출받은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바텀 피싱(bottom fishing)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거나 매도 물량이 많은 주식을 바닥(bottom)에서 낚아올린다는 뜻이다.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