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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건 '거대한 혁명'보다 '작은 친절' [고두현의 문화살롱]
입력 2022.01.21 17:52 수정 2022.01.22 00:08 지면 A22
■ '선한 영향력'의 힘
배고플 때 우유 한 잔 잊지 않고
희귀병 소녀 생명 되살린 의사
비바람 속 자기 방 내준 종업원
감동한 노부부 덕분에 '호텔왕'
'美 대학 졸업식 최고 축사'도
"후회없이 살려거든 친절하라"
고두현 논설위원
배고플 때 우유 한 잔 잊지 않고
희귀병 소녀 생명 되살린 의사
비바람 속 자기 방 내준 종업원
감동한 노부부 덕분에 '호텔왕'
'美 대학 졸업식 최고 축사'도
"후회없이 살려거든 친절하라"
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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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생 시절 우유 한 잔의 고마움을 잊지 않았던 하워드 켈리의 사연이 깃든 존스홉킨스대병원.
할머니는 몇㎞를 가다가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여종업원이 젖은 머리를 보더니 깨끗한 수건을 챙겨 줬다. 그녀는 만삭의 몸인데도 친절하고 상냥했다. 식사를 마친 할머니는 100달러를 내밀고 자리를 떴다. 그녀가 거스름돈을 가져오니 냅킨 위에 메모가 있었다. “내가 당신을 도운 것처럼 오늘 누군가 나를 도와줬어요.”
냅킨 아래에는 100달러 지폐가 넉 장 더 있었다. 그날 밤 그녀는 “곧 출산이라 돈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그 할머니는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잠든 남편에게 속삭였다. “다 잘 될 거예요. 사랑해요.” 그 남편은 바로 몇 시간 전에 할머니를 도운 브라이언 앤더슨이었다.
'포도 한 송이'로 유명해진 백화점
잭 캔필드의 스테디셀러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나오는 일화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휘청거렸을 때, 수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리며 친절과 배려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세상을 따뜻하게 밝히는 힘은 거창한 혁명이나 구호보다 생활 속의 작은 친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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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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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시마야 백화점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백화점 창업자는 생전에 늘 “물건이 좋고 나쁜지 미리 고객에게 알리고 팔아라. 빈부귀천에 따라 손님을 차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의 뜻은 대를 이어 지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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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의 힘으로 ‘호텔왕’이 된 조지 볼트가 초대 지배인을 지냈던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잠시 후 직원은 가위를 가져왔다. 1만엔짜리 포장 상품에서 2000엔어치를 잘라낸 뒤 포장지에 곱게 싸 여인에게 건넸다. 그 여인은 포도를 안고 서둘러 뛰어나갔다. 두 달 후 한 의사의 독자 투고가 신문에 실렸다. 이를 통해 여인의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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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켈리
"친절은 짧지만 메아리는 영원"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병원에 그녀가 입원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모든 의술을 동원해 지극정성으로 치료했고, 그 덕분에 그녀는 생명을 구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치료비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윽고 청구서가 도착했다. 거기에는 ‘치료비 총액: 한 잔의 우유로 이미 다 지급됐음’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는 오래전에 뿌린 친절의 씨앗이 위대한 생명의 꽃으로 만개한 사례다. 또 한 사람, ‘현존 최고의 영어권 단편소설 작가’로 불리는 조지 손더스가 생각난다. ‘미국 대학 졸업식 최고 축사’(2013)로 선정된 시러큐스대 졸업식 축사에서 그는 “내 평생 최대의 후회는 친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멋진 인생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친절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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