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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황태자의 사색 2022. 2. 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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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미국 향한 필사적 탈출 행렬
어느 나라서 태어났느냐와
사회체제의 중요성 보여줘
한국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 줘야

  • 입력 : 2022.02.05 0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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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미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떠나 미국을 향하여 북으로 북으로 무리를 지어 걸어간다. 현대판 카라반이다. 수천 ㎞에 달하는 거리이기에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숨어 타고 가다가 트레일러가 전복하여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멕시코 정부가 자기 나라 남쪽 국경에서부터 행렬을 저지하기도 한다. 바로 몇 주 전에는 멕시코에 다다르기도 전에 과테말라 경찰이 자국의 남쪽 국경에서 카라반의 전진을 막자, 절망에 빠진 여인이 도로에 주저앉아 절규하는 장면이 외신을 타고 흘러나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왜 자기 나라를 떠나 필사적으로 남의 나라로 가려고 하는 것인가?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나와 세계'에서 다음의 질문으로 첫 챕터를 시작하고 있다. 당신이 국제회의에서 낯선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딱 두 개의 질문만 허용되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당신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일까? 즉, 그 사람에 대하여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그것은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습니까?"라고. 그 사람이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고 어떤 교육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느냐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에 8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에 따라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한데 다른 나라는 가난한가?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제가 발전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온대지방에 위치하고 , 큰 강이나 바다를 연하여 있다. 대외교역이 활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며, 근면하다. 사적 재산권이 잘 보장되고, 거래가 계약대로 이행된다.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도가 높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사회체제가 중요하다. 지리적 위치, 역사, 종족, 언어, 문화 등 모든 여건이 동일한 가운데서 남한과 북한, 옛 서독과 동독의 차이는 사회체제가 다르다는 것으로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엄청난 격차가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노갤러스(Nogales)시와 멕시코 소노라주의 같은 이름의 노갈레스(Nogales)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의 망명정부 시절부터 작지 않은 좌우 대립을 겪다가 해방 이후 남쪽에 주둔하게 된 미군과 함께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것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 소위 30-50클럽 국가, 유엔인간개발지수 23위 등 객관적 지표로 보면 어엿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도 수치는 경제력 순위에 비하여 크게 낮다. 행복도 조사 자체가 다소 주관적 요소가 많아 다툼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삶에 대한 우리의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확실한 방증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자신감을 잃고 희망을 놓아버리는 사회는 쇠락할 수밖에 없다.

오늘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가의 온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기업도 개인도 자기 나라를 떠나서 다른 나라로 옮겨갈 수 있는 국가 선택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작곡·작사가 현재명은 암울했던 일제강점 시절에 '험한 바다 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 있는 희망의 나라'를 그리며 노래했다. 그 희망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

[김성진 외국인투자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