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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9]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황태자의 사색 2022. 2.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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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9]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Sting ‘Englishman in New York’(1987)

입력 2022.02.14 03:00
 
 
 
 
 

“겸손과 예의가 비난받을 수 있어요/ 결국 홀로 남겨질지도 몰라요/ 관대함과 냉철함은 이 사회에 드물죠/ 밤이 되면 태양보다 촛불이 더 밝으니까요.”

스팅이 1987년에 발표한 이 노래엔 15세기 이래 영국 ‘젠틀맨’의 브랜드가 된 ‘manners maketh man’이란 표현이 그대로 나온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 ‘킹스맨’에도 나와 유명해졌다.

이미 직전 대회인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팀 킴(Team Kim)’의 선전으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컬링에 대한 관심이 다시 치솟고 있다. 거의 20kg에 육박하는 화강암 스톤을 빙판에서 밀어 승패를 겨루는 컬링은 얼음 위의 체스라고도 하며 원리가 당구와도 일맥상통한다. 힘보다는 정교함과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컬링 정신(The Spirit of Curling)’으로, 세계컬링연맹 규정에도 명문화되어 있다. 즉 훌륭한 스포츠맨십, 친절한 감정, 고결한 행동이다. 상대편 실수에 기뻐해서는 안 되며 더욱이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것은 절대 금기다. 승부의 추가 기울면 게임 중간에 장갑을 벗고 악수를 청하며 기권하는 것이 또한 예의다. 마치 바둑에서 더 이상 승부처가 없으면 돌을 거두는 매너와 비슷하다.

 

스포츠로서 컬링의 역사는 깊다. 16세기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한 컬링은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이 정착한 캐나다에서 19세기에 꽃을 피우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스코틀랜드에서 발원하여 북미 대륙으로 퍼진 골프와 여러모로 닮았다.

스코틀랜드가 낳은 이 두 종목의 철학적 공통점은 심판이 없는 경기라는 점이다. 물론 올림픽 같은 공식 대회엔 형식적으로 심판이 있지만 경기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경기 진행은 대부분 선수들의 합의로 이루어진다.

컬링의 마지막 위대함은 전통적으로 남녀노소가 다 같이 참여하는 가족 스포츠라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