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脫중국 신호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 신작 160여 國 출시
국내 게임, 中 의존 벗어나 북미·유럽서 활로
중견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의 PC 게임 ‘로스트아크’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세계 최대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160여 국에 정식 출시해 곧바로 동시 접속자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보름이 지난 27일까지도 미국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일본 게임 ‘엘든 링’과 1·2위를 다투고 있다. 출시 사흘간 북미·유럽 등 서구권 가입자가 470만명에 달했고, 게임 유료 상품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스트아크는 스팀 동시 이용자 수 100만명을 달성한 5번째 게임으로 기록됐다. 한국 게임이 스팀에서 1위에 오른 건 배틀그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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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의 흥행은 국내 게임업계의 ‘탈중국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마일게이트는 그간 2007년 중국에서 출시한 ‘크로스파이어’에 매출을 크게 의존해왔다. 지난 2020년 전체 매출(1조73억원)에서도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절반 이상인 5634억원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드 사태로 2017년 이후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게임 허가증) 발급이 막히고, 중국 내 게임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구 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부터 서구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을 대거 출시하며 ‘탈중국’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한국 게임들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965억위안(약 55조원)으로 세계 1위다. 한국 게임 시장(19조원)의 3배 수준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 10여 년간 중국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작을 내며 성장했다. 2000년대 중국에서 출시한 미르의전설(위메이드)·던전앤파이터(넥슨)·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등이 장기 흥행하며 지금도 각사 주요 매출원일 정도다. 넥슨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735억엔(767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였고, 크래프톤은 2020년 중국 시장 매출이 1조원을 넘겨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엠게임은 2005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열혈강호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6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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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힌 데다, 중국의 게임 산업 때리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넘게 판호 발급을 하지 않고 있고, 이는 지난 2018년 8개월 동안 이어진 판호 발급 중단 이후 최장 기간이다. 마지막으로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은 지난해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다. 22일에는 “올해 중국에서 게임 판호 발급이 없을 것”이라는 중국 현지 매체 보도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의 중국판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중국 대형 게임사가 최근 당국 규제로 자금 사정이 나빠지자 한국 기업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깎으려고 한다”고 했다.
◇서구 시장 공략 위해 PC·콘솔에 집중
국내 게임사들은 북미·유럽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출시하는 신작들은 과거 모바일 일색에서 탈피해 서구 시장에서 인기 있는 PC·콘솔(전용게임기)용이 주류다. 모바일 게임은 개발 기간 1~2년, 제작비 200억~300억원으로 투자 부담이 적지만 PC·콘솔 게임은 개발 기간 최소 5년, 제작비 1000억원 이상으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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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올해 대형 PC·콘솔 게임 ‘TL(쓰론 앤 리버티, Throne and Liberty)’을 출시한다. 넥슨이 올해 출시할 ‘신작 3종’인 ‘아크 레이더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DNF DUEL’은 전부 PC·콘솔 게임이다. 넷마블은 올해 북미 시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달 27일 ‘왕좌의 게임’ 등 신규 PC게임을 공개했다. 마블 등 서구권 인기 콘텐츠를 이용한 게임 서비스도 강화한다. 펄어비스는 올해 PC게임 ‘붉은 사막’을 출시해 ‘검은 사막’에 이어 북미시장 흥행에 또다시 도전한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을 노리고 지난해 북미·유럽의 콘솔 시장 강자 ‘언노운월즈’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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