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웨딩사진 이전에 이 그림이 있었다…최초의 결혼기념 초상화
입력 2022.03.03 16:37 수정 2022.03.04 02:35 지면 A23
이명옥의 명작 유레카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결혼·부부 뜻하는
다양한 상징 곳곳에
두손 잡은 동작은 화합
붉은 색 침구는 열정
작은 개는 헌신 의미
부유한 상인의 일상
유화기법으로 정밀묘사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결혼·부부 뜻하는
다양한 상징 곳곳에
두손 잡은 동작은 화합
붉은 색 침구는 열정
작은 개는 헌신 의미
부유한 상인의 일상
유화기법으로 정밀묘사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1434년,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그림에 등장한 두 남녀는 플랑드르 브루게에 살던 이탈리아 루카 출신 상인 조반니 아르놀피니와 그의 아내다. 이 초상화는 독일 출신 미술사학자 에르빈 파노프스키를 비롯한 많은 학자의 연구에 의해 결혼을 기념하는 최초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사진기가 발명되기 이전에 결혼식 장면을 담은 기념 초상화이자 혼인 관계를 인정받는 결혼증명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추론의 근거로 초상화에 등장한 다양한 상징물을 제시했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의 거울 속 인물들.
관련기사
광고
이 초상화가 결혼증명서 용도로 주문 제작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정적 증거물도 있다. 벽 한가운데 그리스도의 수난 장면을 묘사한 10개의 작은 그림으로 장식된 원형 볼록거울이 걸려 있다. 거울 표면에 실내 정경과 부부의 뒷모습, 방문 앞에 서 있는 파란색 옷과 빨간색 옷을 입은 두 남자의 모습이 비친다. 둘 중 파란색 옷을 입은 남자는 얀 반 에이크로 추정된다. 볼록거울 위 벽에 라틴어로 ‘얀 반 에이크가 여기 있었다. 1434년’이라는 화가의 서명과 날짜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즉 화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는 결혼식을 참관하고 서약한 증인이라는 뜻이다.
이 초상화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예술가가 결혼식을 직접 목격하고 증인을 섰으며 기념화를 그렸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징물을 통해 아르놀피니 부부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도 알려줬다.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만든 모직 옷과 값비싼 모피로 장식한 망토 및 가운, 부부가 착용한 반지와 황금 목걸이는 부의 상징으로 왕족과 귀족, 부유한 상인들만 소유할 수 있었다. 벽돌로 지은 주택에 놓인 고급 가구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창문, 바닥에 깔린 동양에서 수입한 양탄자, 탁자에 놓인 수입 오렌지, 값비싼 침구류도 그들의 재력을 나타낸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아르놀피니 가문은 고급 직물 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재력가로, 15세기 중요한 무역 도시인 브루게에 거주한 외국 상인 가운데서 매우 부유한 층에 속했다고 한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
'기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자연 영상은 또 다른 힘… 영화감독 스트레스 훌훌” (0) | 2022.03.04 |
---|---|
캡슐 타고 오붓한 오션뷰…우리가 바라던 바다 (0) | 2022.03.04 |
코인으로 떼돈 번 거래소들, 스포츠·미디어 큰손 됐다 (0) | 2022.03.04 |
언택트서 콘택트로, 쩐의 대이동 (0) | 2022.03.04 |
“우크라행 화물, 우회하라 터키로” 또 하나의 워룸, 물류 컨트롤센터 (0) | 2022.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