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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훈 외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황태자의 사색 2022. 3. 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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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훈 외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중앙일보

입력 2022.03.07 00:16

지면보기지면 정보
양성희 기자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구독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지금의 공정성 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내가 피해받고 있다’는 인식인 것 같아요. 내 정규직 일자리가 흔들리고, 내 남성으로서의 권리가 흔들리고, 내 서울권 대학의 지위가 흔들리고… 이런 식의 피해에 대한 감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을 공정성으로 포장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곽승훈 외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대남’과는 또 다른 젊은 남성들의 인터뷰집이다. 그 목소리를 옮겨놓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지방대 차별이 있다고 하면 ‘지방대 아무개는 나보다 돈 잘 버는데?’라고 반박하는데 그게 차별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공무원, 교사 중에 여성이 많이 있다고 해서 성차별이 없는 게 아닌데 굉장히 마이크로한 수치들을 제시하면서 무마시키려 하는 거죠.”

“이상적 남성성 모델이라는 건 자연적 욕망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돼 온 건데, 전혀 추구가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놓고 모두에게 강요하고 있어요. ‘지금의 세상에서 남자답게 산다는 게 우리도 괴롭다. 사회를 바꿔 보자’ 이런 주장이 나와야죠.”

“지금 사회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수용해서 정치를 만들어 간다면서 너무 많은 혐오를 방조하고 있어요. ~차별은 권력의 문제거든요. 권력이 독점하고 있는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자, 몫이 없는 자의 관점에서 조망된 세계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