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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의 '자유'를 읽은 尹 [매경데스크]
북한·중국·러시아의 공통점
자유와 시장을 거부하는 것
한국도 지난 5년간 퇴행
자유에 `공짜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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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국가에선 상상하기 힘든 조치다. 누가 홍콩에 남아 있고 싶을까. 교민들 사이에 귀국 비행기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단다. 중국 정부의 생체정보 수집에 대한 거부감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치하의 홍콩은 예전의 홍콩이 아니다. 21세기에 흔치 않은 1당독재 전체주의 국가의 영토다. 금융시장에선 더 실감 난다. 중국 기업들은 더 이상 '용(龍)' 취급을 받지 못한다.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설립자 등 대부호들이 정부에 밉보여 감옥에 가거나 실종됐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글로벌 기업도 중국 정부에 수조 원의 벌금을 얻어맞고 경영자가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후과는 쓰라리다. 주가가 한순간에 반 토막 난 기업이 꽤 된다. 중국 인터넷기업을 2배 추종하는 ETF는 지난주 고점 대비 95.47% 떨어졌다. 중국 정치체제가 기업의 리스크가 됐다. 투자가 빠지는 건 당연하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결단으로 세계 경제의 기린아로 떠올랐지만 근래 들어 스스로 독재정치, 전체주의, 인권탄압 등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이 퇴행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를 믿지 않고 '시장'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되면서부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백주 대낮에 종종 전쟁을 일으키는 러시아 역시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미신'에 휘둘리는 나라다. 이런 국가에 투자하는 건 투기나 다름없다.
남 얘기만도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몇 년간 '미신의 시대'를 지나왔다. 탄핵이라는 비정상적인 정권교체 때문이었을까.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헌법조문에서 '자유' 삭제 등…. 돌이켜보면 과학적·이성적 사고론 납득 안 되는 주장이 난무했다. 수천 년간 인류가 축적한 지식을 스스로 뒤엎는 목소리였다.
이제 5년 후 당연한 결론을 본다. 문재인 정권의 주장들은 근거도 없었고 현실적이지도 않았다. 특정 집단이 권력과 이권을 쥐기 위한 구호에 가까웠다. 정권 말이 되자 탈원전도, 소득주도성장도 없었던 일인 양 슬쩍 덮으려는 모습이 낯 뜨겁다. 그사이 재정은 고갈위기가 됐고 원전 생태계는 중국에 넘겨줬고 자영업자들은 초토화됐다.
북한, 중국, 러시아는 자유와 시장을 거부하는 공통점이 있다. 문재인정부는 이들과 흡사해지려는 경향을 보였다. 일례로 26차례의 부동산대책이 번번이 실패한 이유는 사회주의적·전체주의적 발상으로 시장을 역주행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기업을 망치고, 러시아 정부가 전쟁을 일으키는 '자해'와 오버랩된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제 곧 정권이 바뀐다. 필자는 '자유와 시장'을 존중하는 나라로의 회귀 여부에 주목한다. 기업에도, 주식투자자에게도, 일반 국민에게도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관심 가는 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도서 목록'이다. 그는 3년 전 인사청문회 당시,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꼽았다. 자유와 시장에 대한 바이블 같은 책이다. 이 시점에 역사의 길목에 등장한 윤 당선인이 의미심장해 보이는 이유다.
덧붙일 말이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 1938년 프리드먼이 써서 유명해진 말이다. 자유는 피땀 눈물 같은 처절함의 보상으로만 얻어진다. 쉽지 않을 것이다. 당선인도 국민도 감내할 것을 먼저 각오할 일이다. 그래야 겨울로 가던 항로를 돌릴 수 있다.
[김선걸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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