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그리스에선 조르바처럼 춤도 췄죠… 책은 마법”
TV조선 ‘백투더북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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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문가들을 제치고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또 디지털 시대에 다시 종이책을 찾는 수고에 공감해줄까 걱정이 앞섰죠. 하지만 전 세계의 책과 서점을 만나면서 ‘시대가 책을 불러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자의 집합체를 넘어 사람을 모으고, 서로를 연결하며, 지역을 살리는 매개체로서 책과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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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밤 첫선을 보인 TV조선 특별기획 ‘장동건의 백투더북스’ 시즌2로 오랜만에 안방을 찾은 배우 장동건(50)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종이책을 넘기다 보면 내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흐뭇함이 항상 있었다”면서 “이번 현장을 찾으면서 영혼의 안식처로서 책, 또 나를 바꾸고 바뀐 나로 인해 타인이 영향받는 도미노 같은 책의 잠재력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밤 10시30분 TV 조선에서 방송되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총 4부작. 촬영에만 2년 5개월이 걸렸다.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오스트리아·그리스 등을 누비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30개의 서점을 소개한다. 장동건은 현지 취재와 함께 프리젠터(소개하는 이)로 현장을 밟았다. “낯설고 서툴렀던 경험이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그리스에선 ‘그리스인 조르바’ 영화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 악사와 어울리며 조르바 춤도 즉석에서 춰보기도 했다. “책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어릴 땐 책의 내용이 잘 와닿지 않았는데 다시 읽으니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젊은 시절과는 또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평소 ‘독서광’으로 소문난 장동건은 현지에서 찾은 서점들에 대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네덜란드 ‘천국의 서점’이라 불린 ‘도미니카 넌’이 대표적. “700여년 전 교회 마구간으로 시작해 자전거 보관소, 나이트 클럽 등에 이어 서점으로 바뀐 현장을 보니 같은 공간이라도 어느 시대에 누가 머물렀느냐에 따라 대중에게 새로운 기억으로 각인되는 걸 실감했습니다. 공간에 ‘새로운 세상’을 입히는 게 바로 문화의 힘이라고 느껴요.”
코로나로 촬영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도 가슴을 쓸어내릴 뻔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스에선 아테네 촬영이 끝나고 20년 만의 대폭우가 내렸다거나, 지진이 지나간 얼마 뒤에 촬영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파르테논 신전 근처 카페에서 해 질 녘 하늘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데 사진으로 담아내기 힘들 정도로 장관이었어요. 코로나 고통 뒤에 이러한 아름다운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주는 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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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리스에 자신의 마음을 두고 왔다고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무덤을 찾아 그에게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선물했어요.(웃음) 이명세 감독님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촬영 당시 주신 선물입니다. 자기 책이 한글로 번역이 돼 후배 세대가 읽을 거라는 걸 당시엔 예상했을까? 젊은 시절 조르바를 읽던 나와 현재 그의 무덤 앞에 있는 나를 두고 작가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장동건은 ‘버킷 리스트’도 책을 통해 정했다고 말했다.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불멸의 산책 (내 마음 같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을 읽고 ‘나 홀로 산티아고 순례’가 로망이 됐다고. “정말 어렵게 가족 허락도 받았는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가족들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다시금 그 책을 읽어보니 간접적으로 얻는 설렘도 상당했어요. 도전에 대한 용기도 생겼고요. 책은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가능케 하는 마법 도구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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