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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산 사람에게 왜 카메라만 광고하나 우린 삼각대도 광고해요

황태자의 사색 2022. 4. 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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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산 사람에게 왜 카메라만 광고하나 우린 삼각대도 광고해요

[헬로, 프런티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몰로코’ 안익진 대표

입력 2022.04.08 03:00
 
 
 
 
 
지난달 미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앞으로 민감한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온라인 광고 시장은 사라져도 공개된 여러 간접적인 사용자 정보를 토대로 한 맞춤형 광고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몰로코

“애플·구글이 스마트폰 이용자의 개인정보 추적을 금지한다고 했지만, 개인 맞춤형 광고시장은 절대 위축되지 않을 겁니다.”

기업에 맞춤형 광고 플랫폼을 제공하는 몰로코의 안익진(43) 대표는 지난달 미 실리콘밸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히려 우리에겐 성장의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애플에 이어 구글은 지난 2월 스마트폰 이용자 개인정보와 활동을 추적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했다. 광고업계는 앞으로 이런 정보를 기반으로 하던 맞춤형 광고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안 대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아닌 간접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광고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했다.

안 대표가 2013년 창업한 몰로코는 작년 5월 기업가치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된 실리콘밸리 한인 스타트업이다. AI(인공지능)를 적용해 기업들에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고객사는 도어대시, 스냅챗, 딜리버루, 그랩 등 글로벌 기업과 GS리테일, 배달의민족, 위메프, 넷마블 등 300개 이상이다.

안 대표는 유튜브의 수익 모델을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전자공학 석사, UC샌디에이고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AI 머신러닝(인공지능 기계학습)이 주 전공이다. 2008년 구글에 들어가 유튜브 관련 일을 했다. 유튜브 전체 직원이 80명, 광고 엔지니어가 5명에 불과하던 때였다. 그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광고가 연동된 동영상을 사용자 특색에 맞게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는 유튜브의 첫 수익모델이었다. 이후 구글 안드로이드팀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엔지니어 일을 맡았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독특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앞으로 점점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 기업이 보유한 특색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AI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2013년 몰로코를 창업했고 6년간의 기술 개발 끝에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다.

 

몰로코는 이용자가 쓰는 앱, 시간, 위치, 사용 기기 등 공개된 간접 정보를 AI 머신러닝으로 종합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한다. 구글이나 메타(페이스북)가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해 얻는 검색 내역, 제품 구매 이력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가지고 광고하는 것과는 다르다. 안 대표는 “구글·페이스북은 검색 이력을 분석해 최근 카메라를 산 사람에게 카메라 광고만 계속 보여주지만 우리는 방대한 간접 데이터까지 활용해 삼각대나 카메라 렌즈까지 추천한다”고 말했다.

몰로코는 매년 2배씩 성장 중이다. 작년 매출 1억달러(1205억원)를 돌파했다. 테크 업계에선 몰로코가 내년쯤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 대표는 요즘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은 구글보다 배달앱 업체가 더 잘 아는 시대가 된 것처럼 특별한 사용자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수많은 모바일 기업에 우리가 가진 머신러닝 맞춤형 광고 기술을 지원해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