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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이, 작품으로…보통의 존재가 가장 특별하다
입력 2022.04.14 17:08 수정 2022.04.15 02:32 지면 A21
오늘도 미술관
우고 론디노네
돌로 만든 인간
우직함 느껴져
크레이그 마틴
폰·헤드셋 등
3차원→2차원 변형
로버트 테리언
슈퍼 사이즈 작품
동심으로 돌아가
우고 론디노네
돌로 만든 인간
우직함 느껴져
크레이그 마틴
폰·헤드셋 등
3차원→2차원 변형
로버트 테리언
슈퍼 사이즈 작품
동심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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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 - 수도+수도승 시리즈: 우주의 공명이 느껴지는가 국제갤러리 K3
‘궁극적인 행복의 열쇠는 결국 나의 일상 한 모퉁이에 있다.’
지난 8일 개막한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전(展)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열쇠라는 것이죠. 나란히 한국에서 봄 전시회를 연 세계적인 작가들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extraordinary)’ 것도 결국은 ‘일상적인(ordinary)’ 것에서 왔다는 걸 말하려는 듯 자신의 작품을 통해 평범했던 지난날, 무심코 지나쳤던 돌과 바위, 매일 만지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돌덩이가 된 수녀와 수도승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는 ‘돌의 잠재력’에 집중해온 사람입니다.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광장부터 네바다 산맥까지 성인 키를 훌쩍 넘기는 크기의 청석 조각 작품을 세우기도 했죠. 너무 흔한 자연물인 돌에서 그는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을 찾아냈습니다.거대한 돌덩이에 작은 돌을 얹어 우직한 인간의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강렬한 색상을 얹어냅니다. 이번 작품들은 석회암 모형 작품을 확대해 청동 주물로 다시 제작했는데, 거친 표면을 그대로 살려 돌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시멘트로 바닥과 벽을 모두 칠한 전시장에서 돌덩이들 사이를 느릿느릿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대자연 속에서 숨쉬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사진 찍기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그저 전시장 바닥에 우두커니 서 있거나 바닥에 앉아보세요. 그 사이를 채우는 타인을 함께 바라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면, 문밖의 돌이 돌처럼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5월 15일까지.
82세 거장, 아이폰에서도 영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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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 참나무: 유리 선반 위 그 물잔, 참나무로 보이는가 한가람미술관
‘빅 이즈’ 작품은 작은 회화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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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테리언 - 녹색 접이식 탁자와 의자(2008): 세 살 때 내 모습이 떠오르는가 가나아트센터
이 전시에 간다면 버려진 쟁반과 플라스틱 원판을 레코드판처럼 만들어 카트에 담은 작품을 찾아보세요. 원판마다 서로 전혀 다른 이미지들을 실크스크린으로 표현했는데, 그 안에는 좋아하던 소설가의 캐릭터(JOYCE)와 할머니가 손으로 썼던 무화과잼 레시피, 도덜드 덕의 부리 등 사랑스러운 것들로 가득합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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