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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미래] 행복을 아는 것이 지혜이다

황태자의 사색 2022. 4. 3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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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미래] 행복을 아는 것이 지혜이다

  • 입력 : 2022.04.30 0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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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네 셀락은 일곱 번 인생을 살았다. 1962년 열차가 탈선해 셀락은 강물로 추락했다. 익사 직전 구출돼 그녀는 간신히 살아났다. 두 번째 삶에서 그녀는 비행기 사고를 겪었다. 뒷문이 열려 승객 17명과 함께 튕겨 나갔으나, 그녀만 건초에 떨어져 살아남았다. 다시 그녀는 버스 추락사고를 겪고, 자동차에 두 번 불이 붙고, 트럭을 피하려다 절벽에서 떨어졌다. 그때마다 그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일곱 번째 삶에선 복권에 당첨됐다.

독일 경제학자 하노 벡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다산초당 펴냄)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셀락의 삶은 행복했을까? 여섯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복권에 당첨된 이 삶을 당신은 똑같이 반복해서 살고 싶을까? 아닐 것이다. 행복은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이다. 그러나 행복이 무엇인지, 어떻게 행복을 이루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이 파악한 행복의 정수를 집약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돈과 행복의 관계는 어떨까? 행복감과 무관한 소득 증가는 없다. 소득에 비례해 행복이 증가하진 않으나, 돈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슬픔을 줄인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생계비를 걱정하는 이웃보다 슬픔을 덜 느낀다. 돈은 건강한 음식, 질 좋은 의료, 안전한 환경을 보장한다. 사고나 재난에 쉽게 대처할 수 있기에 앞날에 대한 걱정도 덜어준다. 무한하진 않다. 소득이 오를수록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나, 감정적 쾌락은 연 소득 약 8800만원까지만 높아진다.

행복은 소득보다 소비에 달려 있고, 돈보다 행복을 만끽할 시간이 더 중요하다. 소비를 자제하고 저축하는 사람이,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행복은 돈 그 자체보다 돈을 무엇에, 어떻게, 얼마나 쓰느냐에 달려 있다. 소득 전부를 써버리거나 빚을 지면 불행하고, 돈이 많아도 시간에 쫓기면 우울해진다. 불행의 지름길도 있다. 자기와 이웃을 비교하는 사람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나보다 더 잘사는(그 사실을 내 앞에서 떠벌리는) 이웃이나 친구를 사귀지 않는 게 좋다. 행복의 명령은 하나다. "비교하지 말라."

더 중요한 비결도 있다. 마음이 평안하고 감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행복에 돈이 필요하지 않다. 외적 경험보다 내적 경험이 행복을 더 많이 결정한다. 행복해지려면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경험의 쾌락은 파도와 같아서 왔다가 금세 사라지지만, 절제와 중용을 지키며 살고 성찰과 관조를 통해 행복을 얻으면 평생 지속되기 때문이다.

행복을 아는 것이 곧 지혜다. 무작정 돈을 벌어 행복을 사려 하기보다 행복의 참뜻을 성찰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보는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