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고파, 기록·감각·기술 완벽한 ‘궁극의 스케이팅’ 꿈
[SUNDAY 인터뷰] ‘쇼트트랙 월드 퀸’ 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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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영원한 1등도, 당연한 1등도 없다. 동메달도 금메달만큼 귀하다”고 했다. 최영재 기자
최민정(24·성남시청)은 주니어 시절부터 ‘쇼트트랙 천재’로 불리던 선수였다. 1m63㎝의 작은 체구지만 엄청난 순간가속력과 지구력을 앞세워 빙판을 평정했다.
최민정은 이제 ‘쇼트트랙 월드 퀸’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올해 2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초반 중국의 편파 판정에 시달렸지만 1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반전을 시작했고, 1500m 금, 30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월 1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끝난 세계선수권대회는 최민정의 ‘여왕 즉위식’ 무대였다. 4개 종목(1000m, 1500m, 3000m 슈퍼 파이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통산 4번째 여자부 종합우승(2015,2016,2018,2022년)을 달성했다. 특히 3000m 계주에서 막판 불꽃같은 ‘아웃코스 질주’로 드라마 같은 역전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1,2위를 확신했던 캐나다-네덜란드 선수가 약속이나 한 듯이 얼굴을 감싸 쥐는 모습은 뭉크의 그림 ‘절규’를 연상케 했다.
최민정은 과거엔 ‘뭔가 불안하고 쫓기는 모습’의 선수였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지금은 편안함과 여유가 느껴진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최민정의 소속사 올댓스포츠에서 그를 만났다.
관중석도 ‘어, 이건 뭐지’ 놀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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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이 2022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 1000m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고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매력이다. 그러나 몸싸움 과정에서 실격자가 나오고 순위가 뒤집히는 경우가 잦아 ‘공정한 스포츠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최 선수는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경기도 많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점 때문에 누구에게나 1등을 하거나 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쇼트트랙의 매력”이라며 “그런 변수를 줄이기 위해 선수들은 굉장히 노력하고 준비합니다. 그러면서도 ‘쇼트트랙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죠. 그런 변수까지 감안하면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반려견 위해 열심히 사료값 벌어야
그 얘기를 들으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2위를 한 ‘맞수’ 이상화를 꼭 안아줬던 고다이라 나오(일본)다. 2018년 6월 도쿄에서 만난 고다이라는 “궁극의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의 스케이팅이란 ‘몸의 움직임, 스피드, 마음,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역시 세계 최고 레벨 선수들은 느끼는 게 비슷한 것 같다”고 하자 최민정 선수는 “진짜 멋진 표현이네요. 사실 이번 3000m 계주가 그런 느낌에 가장 가까웠던 경기였어요. 그런 레이스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쇼트트랙 퀸의 미소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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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UCN 유튜브 채널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곽윤기(33·고양시청)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유튜버 오빠’라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텔러, 쇼트트랙 연구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곽윤기는 유튜브 채널 ‘꽉잡아 윤기’를 운영하며 쇼트트랙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125만 명에 이른다.
최민정 선수에게 본인도 이런 걸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주도적으로 하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지만 기회가 되는 대로 언론을 통해 쇼트트랙을 열심히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치킨 사진을 보여주자 웃음을 터뜨린 뒤 ‘평생 먹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기도 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만 60세까지 매일 ‘1인 1닭’을 할 수 있도록 ‘치킨연금 포인트’를 지급했다. 최민정이 받게 될 포인트는 약 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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