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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애플·삼성처럼” 구글, 스마트워치·글라스 공개

황태자의 사색 2022. 5. 1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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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애플·삼성처럼” 구글, 스마트워치·글라스 공개

하드웨어 생태계 본격 구축

입력 2022.05.13 03:00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 구글이 11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열고, 첫 번째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 무선이어폰 픽셀버즈프로, 태블릿 픽셀태블릿, 증강현실(AR) 안경 스마트글래스,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6A 등 새로운 하드웨어 기기를 무더기로 선보였다. 안드로이드와 크롬OS(운영체계) 등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하드웨어로 영역을 넓힌 것으로, 애플에 맞서 ‘구글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진짜 ‘픽셀 패밀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이유는 이를 사용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여러 하드웨어 간 연결성을 극대화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사용자가 구글의 여러 하드웨어를 사용하며 다른 제조사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락인효과(잠금효과)’를 노린 측면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과 삼성은 스마트폰,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여러 개의 하드웨어가 어우러진 생태계가 있다”며 “이제 구글도 비슷한 것을 원한다”고 했다.

11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I/O에서 릭 오스텔로 하드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이 구글의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하드웨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구글

◇올가을 픽셀워치 출시

이날 행사에서 관객들의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것은 구글의 첫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다. 구글은 2021년 웨어러블 업체 핏빗 인수를 완료하고, 작년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OS인 타이젠을 구글 웨어OS에 통합하며 스마트워치 시장 영향력을 키워왔다. 구글은 이제 직접 개발한 픽셀워치를 올가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스마트워치 시장 쟁탈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픽셀워치는 동그란 화면에 오른쪽에 다이얼과 버튼이 있는 형태다. 재활용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다. 이 제품의 장점은 구글의 소프트웨어와 100% 호환이 된다는 것이다. 픽셀워치로 구글 지도를 볼 수 있고, 구글이 출시한 전자지갑인 구글 월렛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워치를 태그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구글은 핏빗이 가진 헬스케어 기능도 픽셀워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광학 심박 센서, 적외선 센서 등이 적용돼 심박수와 수면 추적 기능이 가능하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가격은 미정이다. 구글은 이날 무선이어폰인 픽셀버즈프로도 공개했는데, 소음저감(노이즈캔슬링) 기능이 탑재됐고 1회 충전에 11시간 지속된다. 오는 7월 199달러로 출시된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칩인 구글 텐서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라인업을 꾸린다는 전략이다. 이날 구글은 내년에 출시할 태블릿 신제품인 ‘픽셀태블릿’과 올 7월 판매를 시작하는 스마트폰 픽셀6의 보급형 모델인 픽셀6A, 올가을 내놓는 전략폰 픽셀7을 공개했는데 모두 구글 텐서가 탑재된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자체 제작한 칩을 다양한 하드웨어에 탑재하는 것은 애플의 정책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했다.

2시간에 걸친 행사 막바지에 구글은 개발 중인 스마트글래스 시제품도 공개했다. 실시간 언어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출시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안경을 끼면 상대방의 말이 자동으로 번역돼 눈앞에 자신이 원하는 언어로 표시된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구글은 AR(증강현실) 기술 등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강화된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이날 구글은 기존보다 강화된 인공지능과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기능도 소개했다. 작년 공개한 AI 언어모델 ‘람다(LaMDA)’를 업그레이드한 람다2는 특정 주제에 대해 사람과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예컨대 “가장 깊은 바닷속에 있다고 상상해라”라고 제시하면, 람다2가 “이상할 정도로 낮은 우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린다. 고래가 환영하는 소리다. 차갑고 어두운 물이 몸을 감싸는 것을 느낀다”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이미지 분석 기술과 기존 검색 기능을 결합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는 ‘멀티서치’ 기능과 AR 기술을 적용한 ‘장면 탐색’ 기능도 이날 선을 보였다. 프라바카르 라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마트에 가득 놓인 초콜릿을 비추자 상품 정보가 화면에 떴다. 입력창에 ‘땅콩이 없는 다크 초콜릿’이라고 입력하고 다시 카메라를 비추니 해당 제품만 부각돼 나타났다. 구글은 또 “구글 지도에서 특정 도시를 실제와 비슷한 3D 형식으로 표현하는 몰입형 뷰 기능도 도입한다”며 “이를 통해 랜드마크와 레스토랑의 내부에 실제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