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반도체 5兆 내다 판 외국인, 2차 전지는 샀다

황태자의 사색 2021. 8. 17. 12:06
728x90

반도체 5兆 내다 판 외국인, 2차 전지는 샀다

최형석 기자

입력 2021.08.16 20:29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주 사상 최대 주간 순매도(7조454억원)에 나서는 등 매도 폭탄을 쏟아내면서도 LG화학과 삼성SDI 등 2차전지 대형주 등은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2~13일 이틀간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4조원, 1조원씩 순매도했지만, 2차전지와 바이오주 등은 순매수한 것이다. 2차전지는 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주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 영향이 커진 만큼 이들이 파는 종목만큼이나 사들이는 업종도 유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 자료=한국거래소

◇2차전지와 바이오는 순매수

외국인들은 지난주(9~13일)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을 39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였다. LG화학 주가는 지난주 6.4% 상승하며 지난 13일 89만6000원으로 마감해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90만원대 회복을 바라보게 됐다.

외국인들은 삼성SDI도 26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삼성SDI의 미국 일리노이주 배터리 공장 건설 검토 계획을 보도했다. 크라이슬러·지프·마세라티 등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4위 자동차회사 스텔란티스에 배터리 공급 합작설도 제기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900억원), 에코프로비엠(480억원), 엘앤에프(130억원), SK이노베이션(50억원) 등 주요 2차전지 관련주 순매수 규모는 1조원에 달했다. 이는 2차전지가 주요 부품으로 탑재되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05% 급증한 47만대를 기록했다.

2차전지 외엔 셀트리온(970억원)·삼성바이오로직스(740억원) 등 바이오주에 외국인 매수가 몰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모더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CMO)이 가능할 걸로 기대된다. 이들 들어 10거래일간 주가가 10% 넘게 올랐고, 13일 코스피에서 카카오(64조9727억원)를 제치고 시가총액 4위(65조402억원)에 올라섰다. 카카오게임즈(1250억원), 네이버(1160억원) 등 IT·게임주들도 지난주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정책 뒷받침되는 친환경 관련주

전문가들은 2차전지를 비롯한 친환경 모빌리티(운송) 종목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책의 뒷받침도 이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출시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곧바로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신차 40~50%를 전기차로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도요타도 각자 성명을 내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UN(국제연합)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9일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영향 때문”이라는 6차 보고서 일부를 공개하며 각국의 친환경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5차 보고서 발표 이후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되는 등 IPCC는 환경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친환경 정책 중에서 가장 효과가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인 것은 결국 전기차 대중화”라며 “정부 정책과 소비자 인식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친환경 모빌리티는 시대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2차전지주들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엘앤에프·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소재 대표주의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67배·75배나 된다. 추정 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가 그만큼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 국면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