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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두히그가 쓴 책 '습관의 힘'에는 당시 상황이 소개돼 있다. 그날 오닐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알코아를 가장 안전한 기업으로 만들겠다. 사고율 제로가 목표"라고 했다. 투자자들이 재고 상황을 묻자 그는 "여러분이 제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 같다"고 했다. "알코아의 현 상황을 알고 싶다면 안전수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근로자가 안전해야 기업의 성과도 높아진다고 믿었다. 근로자가 위험한 조직, 즉 산재가 발생하는 조직은 생산 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게 분명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관리자들이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작업 공정을 가르칠 능력이 없다는 증거도 됐다. 당연히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될 수가 없고 조직의 성과는 낮아진다. 지난 11일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가 딱 그런 예다. 아파트가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이런 재해야말로 아파트를 저품질로 지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콘크리트 양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건물을 올렸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닐은 말단 직원에게도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책임자가 안전수칙을 어기면 자신에게 전화하라고 했다. 책임자는 노동자가 다치면 반드시 오닐에게 보고해야 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보고서도 내야 했다. 그렇게 하는 사람만이 승진했다. 핵심 중역도 안전사고를 CEO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해고됐다. 어느덧 알코아에서는 안전이 조직원들의 '습관'이 됐다. 안전 조치는 당연한 게 됐다. 알코아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주식을 팔라고 했던 투자자는 뼈저리게 후회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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