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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최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은 서울과 미국 워싱턴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퓰너 회장은 "이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평화선언은 한반도 안보 상황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하고 순진함에 바탕을 둔 공허한 약속"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달 네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가운데 퓰너 회장은 섣부른 대화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미·일 공조를 통해 대북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1973년 설립한 퓰너 회장은 정통 보수주의를 전파하며 미국 정가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 오랫동안 미국과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해온 '지한파'로 손꼽힌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한미 동맹과 경제협력 등에 관해 그의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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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는 서울과 워싱턴에 도전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북한에 더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줬지만 북한은 여전히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핵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외교적 활동이나 군비 감축에 대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집권 10년간 경제와 식량난, 인권침해, 정치적 탄압은 계속됐다. 통제도 이어졌다.
―북한과의 종전선언은 가능성이 있나.
▷그동안 긴장 고조 상태에서 종종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차기 정부는 대가를 주고 원상태로 돌려야 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평화선언은 한반도 안보 상황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하고 순진하며 공허한 약속이자, 기분 좋은 외교적 표시일 뿐이다. 그것은 남북한 관계 증진과 평양이 덜 호전적으로 행동하도록 설득하는 모호한 희망이기도 하다. 북한이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해서 미국과 한국이 평양과 또 다른 나쁜 합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조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방향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전략적 인내)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빅딜) 사이에서 탭댄스를 시도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은 국제이슈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우크라이나, 이란 핵협상,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다른 도전을 시급하게 대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에 보다 많은 관심을 요구하고 조치를 취하게 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한 미국대사 지명이 지연되는 것은 한국 이슈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위험을 보여주는 심각하고 유감스러운 실수다.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중국 문제에 대해 어느 때보다 함께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도 엇박자를 내기보다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 우려는 심각한 데다 초당적인 관심사다. 그것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 정책 방향은.
▷중국을 상대하고 중국에서 제기하는 다양한 도전에 맞설 때 탄력적인 한·미·일 협력은 강력한 닻이라서 강화돼야 한다. 특히 활기차고 건설적인 3국 관계가 모두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전향적이고 시의적절한 협력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같은 생각과 신뢰를 가진 동맹국 사이에서 지속적이고 실용적인 관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은 현재의 도전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국가다. 미국과 한국을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동맹으로 묶는 것은 가치관과 상호 이익에 기반한 공통의 정신이다. 이러한 동맹과 파트너십이 중국을 대하는 정책 접근을 인도하는 원칙이어야 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 역할을 찾는다면.
▷한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한 열쇠다. 한국과 미국의 실용적인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 개발도상국을 지원할 때 모범 사례다. 한국은 이 지역과 전 세계에서 자유, 기회, 번영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서 미국의 믿을 수 있고 강력한 동맹국임이 입증됐다.
―대만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
▷지정학적 체스판의 현 상태는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얼마나 단호하게 대만을 방어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입지는 다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럽 동맹국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미국의 선택 폭이 넓다.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은 역내 동맹국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경제산업 협력 분야는.
▷미국과 한국은 서로 제공할 것이 많다. 여러 주요 정책 분야에서 진화하는 실질적인 동반자 관계에서 얻을 것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양국 간 전략적 경제협력 우선순위는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극대화, 사이버 안보 협력, 5세대(5G)와 바이오메디컬 기술 상용화, 에너지 협력을 포함해야 한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관계는 가치관 공유, 양국 국민의 교류, 한화·현대·삼성·SK와 같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경제협력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 파트너십은 미국에서 투자하고 구축한 가장 성공적인 상호 관계 중 하나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원전 협력 가능성은.
▷핵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원자력 발전은 세계가 필요로 하는 가장 실용적이고 강력한 청정 에너지원일 수 있다. 핵에너지에 대한 세계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은 민간 핵에너지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제3국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참여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드윈 퓰너 창립자는…
△1941년 미국 출생 △레지스대 영문학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석사 △에든버러대 정치학 박사 △한양대 명예박사 △국제전략문제연구소 △하원 연구위원회 국장 △1973년 헤리티지재단 창립 △1977년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2002년 한국 정부 수교훈장 광화장 수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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