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미래실적도 불안… “20년전 닷컴버블 떠올라”
[지난해 11월이 정점… 추락하는 美기술주]
투자자들 테크기업 매도 쏟아내
애플도 고점대비 8% 넘게 하락
카카오·엔씨소프트 주가 반토막
유럽 주요기업 지수도 3주째 추락
전문가 “대세 상승장 끝나” 경고
일부는 ‘장기적 성장’ 지분 늘려
미국 포천은 지난 22일 “연초 나스닥 지수의 폭락세가 마치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면서 “미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기에 가까울 정도로 테크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던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월가의 거물들도 주가 하락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추가 폭락을 경고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주가 하락은 작년에 고공행진을 했던 미국 기술 기업 사이에서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제히 하락하는 빅테크 주가
코로나 이후 비대면 전환으로 호황을 누렸던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가는 작년 11월을 정점으로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점 대비 24.4%, 테슬라는 24.1%나 떨어졌고 메타(옛 페이스북)는 21.1%,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도 13.7% 떨어졌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역사상 첫 시가총액 3조달러(약 3577조원) 기업에 등극했던 글로벌 대장주 애플도 8.54% 떨어지며 기술주 매도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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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이들의 실적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호황을 누렸던 기업들의 실적이 더 나아지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 수혜를 받았던 기술주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크게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5~26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이 당장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번 회의에서 3월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예고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월 거의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연준 관료들의 생각”이라며 “경제 전문가들도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적으로 행동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미국발 주가 하락세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 17국 주요 기업 600곳의 주가와 연동된 유로 STOXX600 지수는 올 들어 3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 테크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23일 현재 대표적인 코로나 비대면 수혜주였던 네이버 주가는 33만3000원으로 고점 대비 28.4% 떨어져 있고, 카카오는 46.9%, 엔씨소프트는 46.1% 폭락했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38만8900원에서 16만3500원으로 반 토막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금은 수퍼 버블” 분석도
월가의 거물들도 현재의 주가 하락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여섯 번 또는 일곱 번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면서 “긴축 과정은 기대만큼 달콤하고 온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 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도 지난달 “앞으로 몇 년간 주식과 다른 자산에서 지난 몇 년간 봤던 높은 수익률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 것이며, 연준 이사회는 더 강력한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월가 거물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 GMO 설립자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는 지난 100년간 4번밖에 없었던 ‘수퍼 버블’ 상태에 있다”면서 “버블은 반드시 붕괴하며, 주가지수가 통계적인 정상으로 돌아가거나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그랜섬은 이 보고서에서 S&P500과 나스닥 등 주요 지수들이 현재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현재의 하락장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워렌 버핏의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 주식을 30만주나 매입하며 지분을 두배로 늘렸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고점 대비 절반으로 떨어진 알리바바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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