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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시대, 글쓰기 강좌 5배 늘었다

황태자의 사색 2022. 1. 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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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동영상 시대, 글쓰기 강좌 5배 늘었다

영화·드라마·게임… 창의적 글솜씨가 원천
글쓰기 돕는 AI도 등장
“글 잘 쓰는 사람 찾아라” 기업들은 구인난

입력 2022.01.24 03:13
 
 
 
 
 

국내 한 대기업 그룹은 요즘 ‘글 잘 쓰는 사람’을 수소문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화상회의가 잦아져 그 내용을 글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 고위 임원은 “여러 사람이 구두로 한 회의를 글로 옮기려니 쉽지 않았다”며 “논리적이고 정제된 글로 이를 정리해줄 외부 전문가를 찾고 있다”고 했다.

글쓰기가 부활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코로나 시기에 영상·음성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수록 오히려 글쓰기가 번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상이나 음성을 통한 회의를 문서로 기록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대면 보고 대신 이메일 서면 보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발표회를 못 하게 된 기업 경영진도 글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온라인 동영상과 가상현실 시장의 급성장도 글쓰기 르네상스에 한몫하고 있다. 영화⋅드라마⋅게임의 원천이 되는 창의적인 글쓰기가 지식재산으로 각광을 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작년 국내 웹소설 시장은 6000억원대로 8년 만에 60배나 커졌고, 활동 작가도 20만명이 넘는다.

정교한 글쓰기 수요가 커지면서 온라인 글쓰기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강좌 스타트업 클래스101의 경우 2020년 초 7개였던 글쓰기 강좌가 올해 1월 36개로 늘었다. 지난해 교육 기업 에듀윌의 실용글쓰기·KBS한국어시험 강좌 수강생도 전년보다 141% 증가했다. 온라인 실용 강좌를 운영하는 패스트캠퍼스는 지난해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를 영입해 글쓰기 강좌를 열었고, 작가 장강명도 지난해 11월 글쓰기 책 ‘책 한번 써봅시다’를 내놓고 관련 강연을 유튜브에 올렸다.

 

유명 작가뿐 아니라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같은 기업 경영인들도 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20일 발표한 향후 사업계획에서 “텍스트는 (메타버스를 이루는) 디지털 형태소의 원천이다. 화려한 그래픽 영상의 영화들도 대부분은 소설에서 시작됐고, 텍스트로 된 대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으로 글쓰기를 돕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국내 스타트업 뤼튼 테크놀로지는 AI 기반 글쓰기 설루션으로 지난해 과기정통부 인공지능 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글쓰기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글로 표현하는 부분을 돕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은 지난 18일 2025년부터 국민이 ‘글쓰기 능력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해 AI가 이를 채점하고, 성적을 자격증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