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도 투자했다… 테슬라 급락 직전 주식 다 판 AI펀드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 인터뷰
“자산 운용 AI, 급변하는 시장 달리는 오프로드 자동차”
”작년 포트폴리오에 테슬라 투자
AI 덕에 급락 전 보유비율 낮춰
시장 상황, 재무 데이터 등 대입
사람이 예측 못하는 패턴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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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AI(인공지능)가 잘 닦아놓은 길에서 빨리 갈 수 있는 페라리나 포르셰 같은 거라면 저희가 만드는 AI는 울퉁불퉁하고 장애도 많은 험지를 가는 오프로드 자동차 같습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장 상황을 데이터로 반영해야 하니까요.”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김형식(42)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이하 크래프트) 대표는 자산운용 인공지능(AI)을 오프로드 자동차에 빗대었다.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 크래프트는 AI를 활용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독자적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시스템과 주문집행 시스템도 개발해 증권사와 금융사에 서비스한다. 국내 처음으로 2019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AI ETF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네 개의 AI ETF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KDB산업은행에서 150억원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달 11일 소프트뱅크가 크래프트에 1억4600만달러(약 17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 본사가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건 쿠팡에 이어 크래프트가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단지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에 가깝다. 크래프트는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에 AI 모델을 탑재할 수 있고, 소프트뱅크도 우리의 AI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크래프트 AI ETF의 대표 상품인 대형주 모멘텀 ETF인 AMOM은 ‘테슬라 족집게’로 불린다. 지난해 9월 포트폴리오에 테슬라를 8% 이상 넣었다가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보유 비율을 0%까지 낮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AI ETF의 성공 사례로 AMOM을 꼽으면서 “만약 사람이 포트폴리오를 짰다면 한창 주가가 올랐던 테슬라에 대한 감정 때문에 주식을 다 팔지는 못했을 것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가끔 AI가 저도 갸우뚱할 만한 결과를 내놓기도 하지만 거기에 손을 대진 않는다. 알고리즘이 완벽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AI자산운용에서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이란 다양한 시장 상황과 가격, 금융, 재무 데이터를 대입해 특정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보도 기사나 기업 평가와 같은 문자 데이터는 수치화해서 반영한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데이터 중 반복성을 보이는 건 1%도 안 된다”며 “AI는 경우의 수를 좁혀서 확률을 높여준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나와 경제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퀀트(알고리즘 트레이딩)를 개발하면서 한계를 느끼고 자산운용 AI로 방향을 돌렸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크래프트의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홍콩 법인에 이어 미국 법인 신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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