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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 떠는 당신, 명심하라! 금리인상기에 증시는 올랐다

황태자의 사색 2022. 2.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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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 떠는 당신, 명심하라! 금리인상기에 증시는 올랐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듣는 금리인상기 투자전략

긴축정책 불확실성이 증시 발목
美연준 과잉긴축 가능성은 낮아
금리오르며 경기회복 자신감땐
세계증시 상승추세로 전환 기대

유동성 둔화국면선 실적주 주목
에너지·소비·고배당주도 관심을

  • 김금이, 강민우 기자
  • 입력 : 2022.02.06 22:20:25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긴축의 시대'로 들어선 국내외 증시는 올해 들어 큰 조정을 겪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돈줄 조이기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연초부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와 유가 급등,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안까지 대형 악재가 연달아 등장하며 국내 증시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1월에 각각 10.55%, 15.58% 떨어졌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명에게 금리 인상기 투자 전략에 대해 물어본 결과, 전문가들은 과도한 낙폭을 보인 종목 중 실적에 중점을 두고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긴축 불확실성 해소돼야 증시도 안정

전문가들은 당분간 긴축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증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 변동성은 정책 변곡점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예전보다 유동성 총량이 많고 연준의 금리 인상의 횟수와 강도가 시장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며 "정책에 맞춰 장 기대치가 조율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연준 정책의 윤곽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불안정한 시장 흐름이 연장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은 경제가 그만큼 좋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므로 그 자체는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닐 수 있지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과도하게 집착해 경기와 고용을 침체에 빠트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긴축 정책이 시장 우려만큼 강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 센터장은 "연준이 과잉 긴축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연준이 2018년 사실상의 과잉 긴축 실책을 한 이후 2020년 통화정책 프레임을 바꿨기 때문에 2018년과 같은 연준발 약세장이 초래될 위험성은 낮게 본다"고 예측했다. 연준은 2017~2018년 2년에 걸쳐 7번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증시가 큰 조정을 겪은 바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연준은 임금 상승과 소비 확대가 이끄는 '좋은 인플레이션'을 꿈꾸고 있다. 연준이 추구하는 통화 긴축은 유동성 구축 효과를 지양하고 과도하게 풀어놓은 유동성을 정상화하는 단계"라며 "완전 고용 상태임에도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재고 재축적을 통한 경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연준의 태도는 재차 완화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상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경기 회복 수혜 기대감으로 증시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금리 인상 국면에서 세계 증시는 대부분 상승 추세를 보였다"며 "통화 긴축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언제 회복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진정이 가시화될 경우 고용 개선과 병목 현상 완화, 소비 회복, 재고 축적 수요 확대, 물가 안정 등 긍정적 나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 센터장 설명이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가 꺾이고 있고,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3월 초에는 오미크론 확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됨에 따라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 또한 완화될 수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도 "과거 주식시장에 가장 위험한 국면은 금리 인상 초입 국면이 아닌 금리 인상을 멈출 때였다"며 "금리 인상 초기 긴축 발작 국면이 아닌 중기 정책 목표금리를 달성한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대수익 낮추고 실적·배당·원자재 주목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승장에선 성장주가 인기를 누려왔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서 센터장은 "꿈(비전)과 현실(실적)을 비교해보면 유동성이 둔화될 때에는 아무래도 후자에 더 관심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센터장은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도 꿈을 그리는 섹터보다는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반도체·서버·프로그램 등이, 블록체인 기반 코인이나 NFT(대체불가코인) 자체도 좋겠지만 그것을 지원하는 금융 인프라가 더 좋을 것"이라며 "전기차 산업의 경우 전기차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그 후방에 있는 부품, 소재, 충전 인프라들은 계속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방 산업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간에 그 산업의 성장이 가파르면 후방 산업, 특히 사실상의 독과점을 형성하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수혜를 누린다"며 "과거 미국 서부 금광개척 시대에도 결국 돈을 많이 번 곳은 주변 숙박, 식당, 채굴 인프라 등이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센터장들은 투자 유망 업종으로 에너지·리오프닝·2차전지 관련주를 꼽았다. 유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업종과 리오프닝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소비 관련주에서 중단기적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인덱스 편입이 마무리되는 3월 이후부터 2차전지 관련주를 관심 갖고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주식 외에 안전자산을 위주로 한 포트폴리오 구성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 센터장은 "고배당 리츠 같은 인컴 투자 비중을 늘리고, 우라늄·천연가스 ETF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며, 인프라·저변동성 ETF 같은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배당주는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주식을 찾자는 측면에선 추천할 수 있다"며 "하락장을 방어하는 의미가 되고 주주 환원을 잘한다는 인식도 최근 변동폭이 큰 장에서 배당주가 잘 버티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원자재 투자에 대해선 "품목별로 경로가 다르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여 유망 자산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금이 기자 /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