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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작년 말 국내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 자문하는 쪽은 창업 3년 차 업스테이지가 아니라 대기업인 LG유플러스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로부터 AI 서비스 개발과 AI 인재 양성 등에 관해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업계를 선도하는 스타트업과 손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스타트업식 ‘애자일 조직’도 시범 도입했다. 애자일은 ‘민첩한’이라는 뜻의 영어로, 스타트업처럼 빠른 속도로 일을 실행하면서 사업 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자문을 하는 일이 늘고 있다. 예전엔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멘토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이 늘면서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최근 GS그룹 최고위 임원진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내용은 KCD의 데이터 활용 방식과 관련 비즈니스의 발전 방향이었다. 김동호 KCD 대표는 “GS그룹이 작고 빠른 스타트업의 사업 방식을 알고 싶어 해 성사된 일”이라고 했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개척자 중 한 명인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는 클라우드 분야에 진출하는 대기업들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 연쇄 창업자인 이 대표는 대기업들의 미래 사업 방향도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고위드의 김항기 대표는 전통 금융 기업들의 최고위직들과 토스·카뱅이 강자로 떠오른 금융 시장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벤처캐피털 TBT의 임정욱 대표는 “최근 대기업 회장님들은 각 업계에서 잘나가는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고 싶어 하고,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스타트업의 혁신 DNA를 장착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달의민족·쿠팡의 성공 사례가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인식을 바꿨다는 분석도 있다. 두 회사가 2010년 창업한 이후 10년 만에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목격한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재평가하고 이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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