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노력한 기사는 있어도 더 힘들게 공부한 기사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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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난 신진서 9단. 한국 바둑의 새 구세주로 떠오른 기린아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중·일 바둑 삼국지’ 농심신라면배에서 지난달 26일 한국이 우승했다.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최종 주자인 신진서(22) 9단이 중국과 일본의 최정예 기사 4명을 차례로 물리치고 통렬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를 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났다.
현재 신 9단은 세계 최강이다. 비공식 순위지만 바둑 통계 사이트 ‘고레이팅(Go Ratings)’에서 2019년 1월부터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성적은 18승3패, 승률 85.71%(3일 현재)다. 지난해 6월 8일 이후 외국 기사에게 진 적이 없다.
28번을 내리 이겼는데, 그중 중국 기사에게 23번 이겼다. 돈도 많이 벌었다. 2020, 2021년 연속으로 상금 10억원이
넘었다.
신 9단은 2000년 3월 17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부산에서 바둑학원을 했다. 네 살 때부터 바둑을 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 4관왕에 올랐다. 가족은 2012년 2월 서울로 이사했다.
그해 7월 영재바둑대회를 통해 입단했다. 신진서는 2000년생 첫 프로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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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댓 살 시절의 신진서. 부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에서 바둑돌을 처음 만졌다. [사진 한국기원]
신 9단의 최대 라이벌은 커제 9단이다. 중국 1위인 데다 상대 전적도 7승11패로 커제가 앞선다.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도 신 9단이 뒤진다. 신 9단 3회, 커제 8회다. 10년 전 프로기사가 됐을 때 그의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현재 목표를 물었더니 “세계대회에서 커제보다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바둑이 들어 있다. 남녀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 세 종목이다.
신 9단 출전은 사실상 확정됐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겠다고 했더니 그가 정색하며 말했다.
“병역 혜택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바둑을 알리는 겁니다.” 바둑을 업으로 알고 사는 장인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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