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위를 한바퀴… 1.7㎞ 원형 ‘금강보행교’를 걸어보세요
세종시 - 이달말 개통 “세종시 랜드마크”
국내 유일의 원형·복층 구조… 상부는 보행, 하부는 자전거 전용
걷다보면 분수대·연못·공연장… 34m 전망대선 市·금강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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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세종시 보람동 금강수변공원. 폭 300m가 넘는 강물이 잔잔히 흐르는 수면 위로 거대한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으로 차와 사람이 건널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리는 직선으로 건설되는데, 이 다리는 원(O)형이었다. 수면 위를 둥글게 돌아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에 복층으로 지어진 다리는 금강변을 산책하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원형·복층 구조의 다리는 지난해 12월 3일 완공된 ‘금강보행교’다. 이달 말 정식 개통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금강보행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전용 다리로 불린다. 총길이는 1651m. 2018년 7월 시작된 공사에는 예산 1053억원이 들어갔다. 세종시 종촌동에 거주하는 박상훈(43)씨는 “금강변을 산책할 때마다 보행교를 보면 압도적인 규모에 놀란다”면서 “가족들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명소가 하루빨리 문을 열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박상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 금강보행교 감독소장은 “개통을 앞두고 안전 점검 및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라며 “금강보행교는 개통과 함께 세종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의 애민 정신을 담은 금강보행교
세종시는 조선 시대 성군인 ‘세종’의 묘호(廟號)를 도시 명칭으로 쓰고 있다.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본받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런 의미는 금강보행교에도 녹아있다.
금강보행교의 양 끝부분 접속교를 제외한 원형 주(主) 교량의 길이 1446m는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1446년을 뜻한다. 복층으로 구성된 주 교량 하부층(폭 7m)은 자전거 전용, 상부층(폭 12m)은 보행자 전용으로 설계됐다. 주 교량의 지름은 460m로 조선 시대 ‘4′번째 왕인 세종과 세종시의 ‘6′개 생활권역을 의미한다.
강철이 뼈대를 이루고 있는 금강보행교는 1㎡당 25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상범 감독소장은 “다리 위에 사람들이 가득 서 있어도 문제 없도록 튼튼하고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했다”면서 “위급 상황 발생 시 구급 차량이나 보수를 위한 건설 장비가 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행교는 단순히 강을 건너는 다리의 기능뿐만 아니라 놀이와 체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보행길 곳곳에는 분수대와 연못, 공연장이 만들어졌고, 야간 볼거리를 위해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다. 다리 북측 접속교에는 34m 높이의 전망대도 있다. 이곳에 올라서면 금강과 세종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금강보행교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강소형 잠재 관광지 발굴·육성 공모 사업에 금강보행교를 선정했다. 새롭게 생긴 관광지이자 즉시 홍보 마케팅 추진이 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목원, 호수공원, 예술의전당까지 갖춰
금강보행교가 위치한 세종시 금강변에는 다양한 문화 시설이 있다. 2020년 10월 문을 연 국립세종수목원도 그중 하나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심에 개장한 수목원으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해 다양한 식물을 관람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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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수목원은 총면적 65만㎡ 부지에 2800여 종의 식물 172만본이 자라고 있다.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은 물론 기온이 높은 해외에서 자라는 식물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어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개장 이후 84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은 국내 최대 유리 온실인 사계절온실이다. 사계절온실은 면적이 약 1만㎡에 달하며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특별전시온실로 나뉜다. 최저 16도로 유지되는 열대온실은 한겨울에도 땀이 날 정도로 후텁지근하다. 이곳에는 칠판의 재료로 쓰이는 수령 300년의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흑판수)’, 곤충을 잡아먹는 사라세니아 등 식충식물, 바나나 나무 등이 있다. 이유미 원장은 “입장료 5000원만 내면 열대우림 지역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국립세종수목원 옆에 자리한 세종호수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다. 축구장 45개 크기의 호수(32만2800㎡)와 잔디밭, 숲, 산책로, 공연장 등을 갖춘 도심 속 공원이다. 세종호수공원을 거닐다 보면 펼쳐진 책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본상을 받은 국립세종도서관이다. 호수공원을 거닐다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출입할 수 있도록 입구가 설계됐다. 2013년 12월 개관 이후 500만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세종시 문화·예술 공연의 구심점 역할을 할 세종예술의전당도 오는 30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71석의 좌석과 국내 최고 수준의 무대·음향·조명시설을 갖췄다.
세종시는 문화·예술 시설을 갖추고 관련 프로그램도 개발해 관광 상품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도심에 수목원이 있는 데다 예술의전당이 문을 열고 금강보행교까지 개통하면 ‘세종은 재미없는 도시’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라며 “세종시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세종시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세종=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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