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DNA는 M&A? 1년간 12건 인수합병
한달에 하나씩 한 셈
롯데그룹이 최근 거침없는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차량 공유 업체에 1832억원을 투자했고, 헬스케어 법인에도 700억원을 투자했다. 실버타운 건립도 본격화한다. 작년 3월 이후 인수·합병(M&A) 또는 지분 투자 건수만 12건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1조원을 넘어섰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신사업을 제때 발굴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연말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대거 수혈한 데 이어, 최근엔 잇단 M&A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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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위 되려면 필요한 투자 과감히 해야”
롯데가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은 데다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2018년 5조9000억원이던 총투자액은 2020년 4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신동빈 회장이 올해 초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그동안 생각해 왔던 성과의 개념을 바꾸겠다.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고 말한 것도 미래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작년 상반기 VCM에서도 신 회장은 “각자의 업(業)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작년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올해 1월엔 3134억원을 들여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 데 이어, 이달 초엔 차량 공유 업체 쏘카에도 대규모 투자를 했다. 한국미니스톱 인수는 유통 업계에서의 점유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의 코리아세븐은 업계 3위로 업계 1·2위인 GS25·CU는 물론이고 4위인 이마트24와도 힘겹게 경쟁하고 있었다. 이번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2600여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코리아세븐은 2위와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은 미니스톱 인수를 위해 작년 12월 오카다 모토야 이온그룹 회장을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업체 한샘도 2995억원을 투자해 공동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의 작년 매출은 2조8800억원으로 업계 1위였지만 8.8% 성장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2조1356억원을 내며 전년보다 20% 성장했다. 리바트(현대백화점)나 까사미아(신세계) 같은 가구회사를 찾아 시너지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한샘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한샘에 투자한 이후 창고형 할인점 ‘맥스 상무점’의 롯데하이마트에도 가구 전시·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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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모빌리티로 신사업 확대
롯데는 지난 10일 7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세웠다. 미래 산업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바이오·헬스케어·모빌리티 플랫폼에도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회의에서 “우리 그룹은 라이프 사이언스, 바이오테크놀로지 부문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으며 장기적 관점으로 도전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에도 최근 ESG 경영혁신실 신성장2팀(바이오)과 3팀(헬스케어)이 새로 생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헬스사업과 연계해 실버타운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바이오 분야 자회사도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량 공유 업체 쏘카에는 1832억원을 투자했다. 롯데렌탈과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에도 940억원가량을 투자했다”면서 “앞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제조를 제외한 렌털, 충전, 주차, 자율주행까지 모두 롯데의 역량으로 통합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메타버스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작년 7월 롯데정보통신이 칼리버스(옛 비전브이알)를 인수, 초실감형 실사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메타버스 관련 추가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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