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iF·레드닷 등 디자인상 열풍… 그런데 왜 유독 韓·中이 휩쓸까

황태자의 사색 2022. 4. 20. 11:02
728x90

iF·레드닷 등 디자인상 열풍… 그런데 왜 유독 韓·中이 휩쓸까

삼성전자 “iF 세계최다 71개 수상”
코웨이 “레드닷 16년 연속 수상”

입력 2022.04.20 03:00
 
 
 
 
 

‘삼성전자,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세계 최다 71개 수상.’

‘코웨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16년 연속 수상.’

요즘 국내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 지자체, 정부기관을 가릴 것 없이 iF·레드닷 등 유명 디자인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불리는 두 상은 독일의 인터내셔널 포럼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각각 주관한다. 두 단체는 최근 한 달 새 올해 수상작을 발표했는데, 한국도 각 분야 기업과 기관들이 상을 받으면서 앞다퉈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기관들의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디자인상 열풍’은 디자인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시아 기업·기관들의 열망과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림수가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수상은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19일 iF 홈페이지에 공개된 올해 수상작 3521개 가운데 최다 수상국은 중국(1277개)이다. 이어 한국(419개), 주최국 독일(371개), 대만(324개)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총 2392개)가 전체 수상의 68%를 차지했다. ‘디자인 강국’으로 통하는 이탈리아(60개), 영국(53개), 스웨덴(26개), 프랑스(19개)를 압도하는 수치다.

레드닷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만7000여 점의 역대 수상작 역시 중국·대만·한국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레드닷 디자인 랭킹에서도 1위를 차지한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Midea·美的)를 포함해 아태 지역 상위 5위 중 4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레드닷은 홈페이지에 독일어, 영어와 함께 중국어, 한국어를 지원한다. iF디자인 어워드 측도 “한국이 출품뿐 아니라 수상률도 높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지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단체들이 시상하는 두 상은 출품과 심사 단계뿐 아니라 수상 단계에서도 각각 돈을 낸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수상비(Winner fee)’ 명목으로 건당 1800~2700유로를, 레드닷은 ‘위너 패키지(Winner package)’란 이름으로 최소 3950유로(525만원)를 부과한다. 디자인상 로고를 홍보에 활용하는 비용 등이다.

디자인상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의 JD파워 등 여러 해외 상에 한국 업체들이 많은 공을 들인다. 업계에선 이런 상의 마케팅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10년 넘게 디자인상에 출품하고 있다는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디자인상 로고를 달고 나가면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체 관계자는 “원천 기술보다는 디자인이나 소비자 만족도로 인정받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하니까 최근 홍보에 목마른 스타트업들까지 뛰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