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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전원 끊겨도 정보 그대로 남아있는 ‘라이트 PC’ 개발

황태자의 사색 2022. 4.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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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전원 끊겨도 정보 그대로 남아있는 ‘라이트 PC’ 개발

입력 2022.04.28 03:00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전기가 끊기면 컴퓨터에서 작업 중이던 내용은 일순간에 날아간다.

 

따로 저장하지 않았다면, 다급하게 전원을 다시 켜봐도 잃어버린 정보는 되돌릴 수 없다.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 전원이 끊어져도 모든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는 컴퓨터가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한 ‘라이트PC’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식 이름은 ‘경량화된 비휘발성 컴퓨팅 시스템’.

 

이 PC는 전원이 꺼지는 순간 마치 컴퓨터의 시간이 멈춘 듯 모든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원이 돌아오면 멈췄던 바로 그 부분에서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기존 컴퓨터에서 전원을 껐을 때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은, 휘발성이 특징인 D램 메모리를 메인 메모리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용량도 크고,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유지하는 비휘발성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처리 속도가

느려 온전히 메인 메모리로 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둘을 함께 사용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보통 낸드플래시는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책장(비휘발성), D램은 책을 꺼내 펼쳐놓고 그때그때 작업을 하다가 치우는 책상(휘발성)에 비유한다.

 

연구팀은 PC 내부의 시스템을 최대한 ‘비휘발성’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연구를 주도한 정명수 교수는 “복잡한 내부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하고, 데이터 처리의 병렬성을 극대화해 사용자가

D램만 쓰는 고성능 시스템과 속도 등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전원이 끊긴 직후, 미처 저장이 안 된 데이터들은 자동으로 비휘발성으로 변환하는 장치도 만들었다.

 

라이트PC는 휘발성 메모리 체계인 기존 컴퓨터 대비 8배 큰 용량을 갖추고, 속도도 4.3배 빠르며 전력 소모도 7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정 교수는 “라이트PC처럼 컴퓨터의 시간을 멈추는 기술은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며 “데이터 센터나 고성능

컴퓨터의 전력 사용을 줄여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차량·모바일·사물인터넷 장치 등의 배터리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