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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할 재난 닥친다…기후변화 4대지표 모두 최악 [Science]

황태자의 사색 2022. 6. 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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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할 재난 닥친다…기후변화 4대지표 모두 최악 [Science]

WMO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

온실가스 농도 역대 최고치
해수 온도·산성화도 가팔라

"빙하상태 아직 큰 문제없어도
한순간 급격히 무너질수 있어"
전세계 탄소중립 더 속도내야

  • 정희영 기자
  • 입력 : 2022.06.13 17:02:54   수정 : 2022.06.13 19: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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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1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기후변화의 4대 핵심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도 등이 모두 역대 최고치로 나타난 것이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의 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2PPM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49%에 달했다.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큰 온실가스 농도도 자연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구 평균 해수면은 2013~2021년 사이 연평균 4.5㎜씩 상승했다. 1990년대와 비교해 2배 이상의 상승 속도다. 바다가 산성화되면 수중 생물뿐 아니라 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MO는 "2021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11도 올랐다. 최근 몇 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기록상 가장 더웠던 7년"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뭄은 캐나다와 미국,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며 "캐나다에서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밀과 카놀라 생산이 2020년 대비 35~40%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의 암담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전 세계가 동참해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상승 등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다. 온실가스가 늘며 전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다. 이에 따라 해수면 높이가 올라가게 된다. 태평양의 섬들이 잠긴다는 경고는 수차례 있었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이 이들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한반도의 날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윤경숙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박사는 "빙하가 녹아 담수가 바다로 유입된다고 하면 해양 순환이 느려진다"며 "염도가 해양 순환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인데,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면 염도 차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바다가 열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전달하지 못하면 대기가 전달해 줘야 한다. 그래야 지구가 에너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며 "바다가 하는 역할을 대기가 하게 되면 태풍 증가 등 자연재해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떤 재난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가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반도에 가뭄까지 더해지며 식품 물가가 더욱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어린이들이 굶어 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가뭄은 곡물 가격에 영향을 주고 당연히 축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저개발국가에서는 경제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변동폭이 극단적으로 커진 상황"이라며 "사람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재난들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령 빙하의 경우, 크게 문제없는 것처럼 보이다 어떤 지점을 넘어서면 급격히 무너진다"며 "평균 기온 상승은 우리가 잘 예측할 수 있는데, 극단적인 변동은 예측이 어렵다. 상상치 못한 사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