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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계속 오를 때… ‘짧고 굵은’ 예금으로 목돈 굴려라

황태자의 사색 2022. 6.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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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계속 오를 때… ‘짧고 굵은’ 예금으로 목돈 굴려라

입력 2022.06.15 03:00
 
 
 
 
 

#1. 자칭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 직장인 홍모(34)씨는 최근 눈물을 머금고 미국 주식 상당수를 손절매 했다. 당분간 주식을 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예수금도 모두 은행 계좌로 이체했더니 약 3000만원 목돈이 생겼다. 그런데 금리 인상기라서 홍씨는 잠자고 있는 이 돈을 어떻게 굴려야 가치를 지킬 수 있을지 고민이다.

#2. 주식·코인 투자 열풍 속에서도 예·적금을 고수했던 재테크족 이모(42)씨는 목돈을 모두 토스뱅크에 예치해놨다. 예치액 1억원까지 연 2% 금리를 주고, 가입자가 원하면 매일 이자를 받아 일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자꾸 저축은행 상품으로 눈이 돌아간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연 3%대 금리를 주는 특판 행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역(逆)머니무브 시대, 목돈은 ‘짧고 굵게’ 굴려라…한달새 예·적금 잔액 20조 증가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홍씨나 이씨처럼 당분간 쉬게 될 목돈을 어떻게 보관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716조5365억원으로 5월 한 달간 19조9374억원 증가했다. 반면 주식 투자에 쓰이는 예탁금은 5월 3일 77조9018억원에서 5월 말 57조5671억원으로 약 20조원이 빠져나갔다.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투자금이 안전 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예·적금에 들기보다는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등 금리 인상기에 맞는 목돈 관리를 하라고 조언한다. 여대영 우리은행 PB 팀장은 “한 달 전 금리 2.5% 정기예금에 가입했던 고객이 3%대 특판이 나오자 예금을 깨야 하나 고민하는 등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기에 6개월 정도로 자금을 짧게 운용하는 편을 권한다”고 했다. 만기 3개월짜리 예금 상품도 있지만 가입 기간이 너무 짧으면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계약 기간 중 일정한 주기로 예금 이자가 변하는 ‘회전식 예금’도 인기다. 차은영 하나은행 PB 부장은 “회전식 정기예금을 문의하는 고객도 많이 늘었다”며 “주식 시장을 관망하며 단기로 자금을 묶으려는 수요가 크다”고 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은 ‘단위기간금리연동형’을 선택해 1~6개월 월 단위 또는 30~181일 하루 단위로 이율이 변한다. 최고 금리는 연 2.05%다. 우리은행 ‘두루두루정기예금’은 1·2·3·6개월 중 선택해 금리 변동주기를 결정할 수 있다. 가입 기간 금리가 오르면 오른 금리가 적용되고, 금리가 내려가면 해지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박채희 신한은행 PB 팀장은 “1년 만기 상품을 3개월마다 총 4차례 회전하는 예금이 특히 인기가 높다”며 “회전 주기가 돌아올 때 이자를 찾지 말고 원금에 보태 복리효과를 최대한 누리기를 권한다”고 했다.

◇금리 3% 바라보는 저축은행, 특판 노려라

저축은행 업계의 경우 예금 금리가 잇달아 오르면서 평균 금리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2개월 기준 2.95%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연 2.5%였던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대 중반이었다.

가입 기간 12개월 기준 연 3%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 ‘찾아 쓰는 정기예금’은 연 3.4%까지 금리를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머잖아 저축은행 예금 연 4%짜리 상품도 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은행과 예금 유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특판을 내놓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수신 자산을 늘리기 위한 예금 금리 인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