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쏠리는 내용 찾고… 끝까지 읽겠단 욕심 버려라
민동용 기자 입력 2020-09-03 03:00수정 2020-09-03 03:00
코로나로 남아도는 시간… 집콕 독서 고수들의 비법
무엇이든 관심분야가 있다면 관련서적을 읽으며 독서 시작
동영상도 함께 즐기면 금상첨화
부모가 읽어야 아이도 따라 읽어
《인정한다. 시간이 남아돌아도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책 읽는 효과는 단번에 나지도 않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再)확산으로 실내 점유 시간은 늘어났다. TV든 넷플릭스든 유튜브든 지루할 때가 온다. 책을 꺼내볼 겨를이 생기지 않을까.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다. 독서법 전문가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64·‘고수의 독서법을 말하다’ 저자), 김병완 김병완칼리지 대표(50·‘한번에 10권 플랫폼 독서법’), 이성열 작가(66·‘독서 고수들의 독서법을 훔쳐라’),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64·‘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에게서 ‘집콕, 책 읽는 기술’을 들었다.》
○ 너의 관심은
책은 많은 이에게 소일거리 아니면 공부다. 어느 쪽이든 책을 읽을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다. 독서법의 첫걸음은 자신의 관심에서 내딛는다. 지금 내 관심사는 무엇인가. 직장 업무의 특정 분야인가, 운동 같은 취미인가, 혼란한 시대의 불안한 마음인가, 직업을 바꿀 생각인가, 사춘기를 겪는 자녀인가…. 나를 흥미롭게 하는 것, 마음이 쏠리는 것이 독서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 책을 들어라
관심이 명확해졌다면 책을 읽는 구체적인 목적이 생긴 것이다. 기간을 분명히 해보자.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정도면 나쁘지 않다. 관심과 관련된 책을 10권이면 10권, 20권이면 20권 정한다. 대출 서비스를 지속하는 지역 도서관에서라면 충분히 빌릴 수 있다. 책은 물리적으로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가까이 둬야 한다. TV 앞이든, 화장실이든, 외출할 때 가방에든, 읽든 말든 상관없다.
○ 정독, 피하라
책 한 권을 완벽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 서문을 읽고 목차를 훑어 내려가며 눈에 들어오는 꼭지를 찾아 읽는 것도 방법이다.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놓고 왔다 갔다 하며 보는 것도 좋다. 옛사람은 서재에 나란히 꽂힌 책등을 보는 것도 독서라고 했다. 지금은 책 앞뒤 표지와 띠지에 적힌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서라 할 수 있다.
○ 영상과 함께
분명 책 읽는 것은 지루하다. 군데군데 뽑아서 읽어도 그렇다. 책이라는 텍스트를 영상이라는 비주얼과 조합하면 지루함을 반감시킬 수 있다. 19세기 프랑스 문학에 꽂혀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을 읽는다고 생각해 보자. 중간에 때려치우기 서너 번에 결국 포기하기 일쑤다. 그럴 때는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Le Pere Goriot(고리오 영감)’를 찾아보라. 영화가 나온다. 서양사 관련 책을 읽을 때도 관련 영화(영상)는 꽤 많다.
○ 어떻든 독후감
책을 읽었다면 말이나 글로 읽은 소감을 정리해서 알리도록 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동시에 내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렇게 생긴 지적 호기심은 다른 책으로 연결시켜 준다. 보물찾기 하듯 내 관심에 대한 책마다의 해답을 연결해서 새로운 나만의 지식을 구축한다. 그러면 더 큰 의문이 생긴다. 그런 결절점마다 자신만의 독후감을 어떤 형식으로든 남기면 좋다.
○ 부모가 읽어라
독서법 전문가들은 대중을 상대로 강연도 많이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 이상인 여성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은 “아이가 알아서 책을 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지루할 때가 상상력을 키우기 가장 좋을 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확실한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부모님께서 책을 읽으세요.”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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