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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첨단 기술 만나니 ‘꿀잠’

황태자의 사색 2021. 12. 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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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첨단 기술 만나니 ‘꿀잠’

숙면 돕는 ‘슬립테크’가 뜬다

입력 2021.12.08 10:00
 
 
 
 
 

서울 성동구에서 수제 구두 가게를 운영하는 김석원씨는 요즘 잠들기 전에 로봇 수면 베개를 반드시 챙긴다. 최근 주문 물량이 크게 줄면서 생긴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하자 부인이 선물한 수면 유도 기기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섬녹스가 개발한 30㎝ 길이의 이 로봇 베개를 끌어안고 누워있으면 기기가 사람 호흡 속도에 맞춰 수축했다가 부풀려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적인 호흡 리듬을 만들어줘 숙면을 돕는 것이다. 김씨는 “가게 월세 낼 고민에 지난 반년 동안 수면제를 먹어도 밤새 뒤척였는데 이 기기 덕분에 요즘 비교적 편하게 잠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슬립테크(sleep-tech·수면과 기술의 합성어)가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 이후 숙면이 체내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업들도 침대·이불·베개뿐 아니라 웨어러블(입는) 기기·안마의자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50억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인 세계 슬립테크 시장은 오는 2026년 321억달러(약 37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꿀잠 부르는 수면 기술

독일 기능성 침대 브랜드 프롤리는 최근 사용자가 침대의 스프링 강도를 설정할 수 있는 ‘비아도 4모터 전동침대(모션베드)’를 내놓았다. 머리·허리·허벅지·다리 등 체형에 맞춰 침대 내 스프링이 사용자 몸에 전해지는 힘의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매트리스 각도를 바꾸거나 침대에 누운 채 진동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다. 미국 에이트슬립은 지난달 침대 온도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에이트슬립 팟프로’를 출시했다. 침실 온도·습도는 물론 외부 날씨까지 분석해 매트리스 온도를 스스로 조절해준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설정하면 원하는 시간에 매트리스에서 진동을 울리거나 매트리스 온도를 서서히 올려 사용자를 깨우는 기능도 적용됐다.

스마트 침대는 제품이 큰 데다 각종 정보기술(IT)이 접목돼 가격대가 3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 많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스마트폰 침대와 비슷한 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각종 스마트 침구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 침구 전문 업체 니시카와는 지난해 파나소닉과 공동 개발한 지능형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매트리스에 파나소닉의 센서를 달아 사용자가 잠이 들면 TV·에어컨·보일러 등 생활 가전을 자동으로 끄거나 가동량을 줄여준다. 바디프랜드는 수면 컨디션에 따라 침대 각도를 바꿔주는 파라오 모션 케어 전동 침대를 출시했다. 코골이를 줄여주는 스마트 베개도 인기다. 코골이는 심해질 경우 무호흡증을 일으켜 수면을 방해한다. 스타트업 메텔은 코골이 소리를 감지, 베개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해 기도를 확보하는 스마트 베개 ‘제레마’를 개발했다. 에어펌프를 사용해 베개 높이를 조절하기 때문에 소음도 적은 편이다. 침구 업체 이브자리는 서울 강남구에 자신의 목과 머리에 맞는 베개를 고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매장의 셀프 측정기로 자신의 경추 길이를 측정하고 평소 수면 자세, 선호하는 베개 경도를 입력하면 30종의 베개 가운데 가장 맞는 베개를 추천해준다.

 

이불을 원하는 온도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이불도 있다. 미국 스마트듀베는 이불에 공기를 넣어 내부를 시원하게 하거나 따뜻하게 해주는 스마트 이불을 개발했다. 원하는 이불 온도가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 이불의 절반은 다른 온도로 설정할 수도 있다. 오디오 업체 보스는 외부 소음은 막고 파도·낙엽 등 10가지 친숙한 자연의 소리로 숙면을 유도하는 무선 이어폰 ‘노이즈-마스킹 슬립버드’를 선보였다.

◇숙면 반지·밴드도 등장

몸에 간편하게 착용해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웨어러블 기기도 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드림은 이마에 두르는 밴드 형태 제품으로 뇌파를 탐지한다.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소리를 골전도 방식으로 전달해준다. 핀란드 웨어러블 기기 업체 오우라는 수면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반지 내의 각종 센서가 심박수·체온을 측정해 연동된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워랩은 잘 때 입에 물고 있으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수면 자세에 따라 아래턱을 잡아당기는 정도를 부드럽게 조절하는 방식이다.

아기 요람도 스마트 침대로 진화하고 있다. 스타트업 크래들와이즈는 갓난아기가 일어난 것을 감지해 사람이 안은 것처럼 바닥을 부드럽게 움직여주고 미리 지정해둔 자장가를 들려주는 스마트 아기 침대를 개발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엠마헬스케어는 아기의 체온·심박·호흡수를 24시간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아기 침대 베베루시를 개발했다. 방의 온도와 공기질에 따라 무선으로 연결된 공기청정기, 냉난방기를 자동으로 켰다가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