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K팝 아이돌, 출발부터 세계 무대
데뷔곡 유튜브 조회 수 1억 기본
이어달리기하듯 빌보드 메인 진입
롤링스톤 등 해외 매체 특집 실어
“K팝 신인은 차세대 글로벌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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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에이티즈, 있지, 에스파…. 빌보드 200에 오른 신진 K팝 그룹이 2021년을 K팝 최고의 해로 이끌다.’(미 포브스지)
‘4세대 K팝 그룹을 대표하는(flying the flag)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2년 만에 각종 글로벌 차트 점령’(영국 매거진 데이즈드)
시작부터 세계가 무대다. 빅히트 뮤직이 방탄소년단(BTS)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의 계보를 있는 있지(ITZY), SM엔터테인먼트가 가상 아바타를 접목해 걸그룹의 지평을 넓힌 에스파 등 이른바 ‘4세대 아이돌’이 최근 세계 음악 팬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데뷔곡 유튜브 1억 뷰는 기본. 마치 이어달리기 하듯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 뉴스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유명 음악 전문 매체인 미 빌보드, 롤링스톤, 영국 NME 등도 각종 인터뷰와 관련 소식을 앞다퉈 실으면서 4세대 K팝 아이돌 현상에 주목하고 나섰다.
◇중독성 있는 구절 대신 세계관을 앞세우다
1990년대 중·후반 탄생한 1세대 아이돌이 ‘K팝 시조새’라 불리며 팬덤 문화를 형성했다면, 2000년대 등장한 동방신기·빅뱅·원더걸스·소녀시대 등 2세대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를 선도했다. 이후 BTS⋅블랙핑크⋅엑소 등 3세대 스타들이 미국과 유럽 등 팝의 본토에 K팝 깃발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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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선 해외서 먼저 찾는 K팝 신예들이 ‘4세대 아이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주로 2018년 이후 데뷔한 이들로 스트레이키즈(JYP), 에이티즈(KQ엔터), 투모로우바이투게더(빅히트), 엔하이픈(빌리프랩) 등 남성 그룹과 에스파(SM), 있지·엔믹스(JYP), 스테이씨(하이업), 아이브(스타쉽), 케플러(웨이크원·스윙) 등 걸그룹 등이다.
이들이 세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비결은 무엇보다 선배 그룹의 활약. 빌보드 핫 100 1위는 물론, 미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 등 해외 시장을 휩쓴 BTS와 유튜브 220억 뷰를 넘어선 블랙핑크 등을 통해 K팝에 대한 인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정규 2집 ‘혼돈의 장: 프리즈(혼돈의 장: FREEZE)’의 앨범의 경우 지난해 미국 내 판매 5위, K팝 앨범 중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달성했다. 빅히트 뮤직 관계자는 “다섯 멤버 모두 곡 작업에 참여해 ‘본인들만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진솔한 가사 등 투모로우바이투게더만의 색깔이 묻어난 음악이 Z세대의 플레이리스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3세대부터 이어오던 소위 세계관도 4세대에 들어 더 확실해졌다. 그룹 에스파가 AI 아바타를 함께 세워 Z세대를 열광시켰듯, 처음부터 명확한 세계관을 갖고 데뷔하는 것이다. 이문원 대중음악 평론가는 “흔히 한국적인 대중성이라고 하면 ‘후크’(중독성 있는 멜로디) ‘뽕끼’ 등이 필요했는데 최근 들어선 독특한 세계관이 더 주목받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또 “대형 기획사 외에 유튜브 등을 통해 해외 팬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중소형 기획사들도 세계적인 K팝 스타들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면서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국내에 재수입되는 일이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탄생부터 공개해 틱톡 세대 사로잡아
기성 아이돌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신비주의’. 어떤 연습생이 데뷔할지 소위 ‘떡밥’만 던지고 베일을 벗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4세대는 처음부터 대중과 공유한다. 방송사 오디션이나 자체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데뷔 전부터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것. 방송의 경우 OTT 등을 통해 전 세계 동시 생중계되기도 한다. 최근 미 빌보드 3주 연속 차트에 오른 엔하이픈과 지난해 12월 데뷔하자마자 미 포브스지를 통해 “가장 주목할 만한 그룹”이라는 평을 받은 ‘아이브’의 주요 멤버, 타이틀곡 ‘WA DA DA’(와 다 다)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튠스 차트에서 주요 11국 1위를 차지한 케플러는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다.
팬들에겐 자신이 응원한 이들이 어떤 곡을 내놓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이는 곧 앨범 판매로 이어진다. 아이브가 지난 1월 1일 발표한 앨범 ‘일레븐’은 7일 만에 빌보드 ‘핫 트렌딩 송스’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된 바 있다. 영국 NME는 “이제 K팝에 루키(유망주·rookies)란 단어가 붙는다면 ‘차세대 글로벌 스타’를 말하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방송사 관계자는 “멤버들이 발탁되는 서사를 드라마처럼 지켜보면서 몰입도가 이전 세대보다 높아지는 걸 느낀다”면서 “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틱톡 등 쇼트폼 플랫폼을 이용해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제2⋅제3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팬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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