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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유니콘에 처음 비유한 이는 미국의 벤처캐피털 '카우보이 벤처스' 창업자 에일린 리. 그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6만개를 분석한 결과 창업한 지 10년도 안 된 기업 39개가 10억달러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장도 하기 전에 이처럼 가치가 높은 기업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동물처럼 희귀하다는 의미에서 유니콘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몸값이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이 드물었지만 투자 자금이 몰려들면서 유니콘보다 덩치가 수십 배, 수백 배 큰 기업들도 등장했다. 가치가 유니콘의 10배(100억달러) 이상인 기업은 데카콘, 100배(1000억달러) 이상인 기업은 헥토콘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데카콘 기업은 스페이스X, 그랩, 디디추싱 등이다. 헥토콘 기업으로는 중국의 앤트그룹·바이트댄스 등이 꼽힌다.
유니콘 숫자는 그 나라의 창업 생태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18개로 조사됐다. 상장한 쿠팡과 크래프톤이 빠지고 7개가 새로 합류했다. 두나무, 컬리, 직방, 당근마켓, 빗썸코리아, 리디 등 플랫폼·핀테크 기업이 다수다. 유니콘 기업 증가는 지난해 벤처투자 자금이 7조6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유니콘 타이틀 획득이 기업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유니콘 가운데도 적자 기업이 수두룩하다. 상장 후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진 우버와 상장 실패 후 가치가 3분의 1 토막이 난 위워크 사례는 '유니콘 버블'을 여실히 보여준다. 거품은 언제든 꺼지게 마련이다. 기업들이 가치 뻥튀기보다 수익 창출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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