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의 공습…금융 대긴축 온다]미국발 ‘긴축 발작’ 막아라…신흥국들 앞다퉈 금리 올려
SPECIAL REPORT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이 강타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차원도 있지만,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나 금리 인상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달러가 자국 금융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다.
신흥국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곳은 브라질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이후 8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지난 2일에는 한 번에 연 1.5%포인트 높였다. 멕시코도 10일 금리를 5.5%에서 6%로 올렸다. 지난해 6월 이후 6회 연속 인상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도 높게,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연 7%대위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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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페루도 이날 금리를 3%에서 3.5%로 올렸다. 7회 연속 인상이다. 페루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5.7% 수준으로 목표치인 1∼3%보다 한참 높다. 러시아도 올해 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해 현재 9.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칠레·아르헨티나·콜롬비아 등이 최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유럽에선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의 금리 인상이 두드러진다. 2020년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은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같은날 체코는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렸다. 아이슬란드 역시 4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유로화 사용국들의 기준금리를 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ECB는 2011년 금리 인상으로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맞은 사례가 있어 조심스런 분위기다.
한국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나라 중 한 곳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금리를 낮췄던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1월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며 1.25%에 도달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내다본다. 신동준 KB증권 WM 솔루션 총괄본부장은 “한국의 현재 금리는 이미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0월 수준”이라며 “다만 여기서 더 올리려면 한국경제의 체력이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연말에는 세계 평균 기준금리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에 따르면 2022년 말 세계 평균 기준금리는 2%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 행보와 달리 중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5%포인트 인하한 뒤 올해 1월에도 0.1%포인트 낮췄다. 씨티그룹은 인민은행이 21일 한 번 더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9% 오르는 데 그친 탓이다. 중국의 월간 CPI는 지난해 11월 2.3%에서 12월 1.5%로 하락한 뒤 3개월 연속 상승폭을 줄였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2020년 7월(9.0%)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는 추세가 나타나며 중국은 당분간 물가를 낮추기보다 소비 회복에 우선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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